## 우물모양 직경2m, 수원 연결...다윗 공격땐 기습통로로 이용 ##.

1867년 영국군 장교 찰스 워런(Warren)은 특별한 임무를 띠고 예루
살렘에 도착했다.

당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스라엘에 관한 고고학적 관심이 크게
일어 속속 연구기관들이 문을 열었다. 영국 런던에서도 '팔레스타인
발굴학회'가 창립되었고, 이스라엘 발굴에 필요한 예비조사를 위해 공
병장교 워런을 예루살렘으로 파송한 것이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워런은 '기혼샘' 지역을 탐사하게 되었다.이
샘은 거대한 암석지대의 지하 10m 지점 바위틈에서 발원하는 지하샘이
었다. 기혼샘으로부터 암석을 파서 만든 지하터널이 있고, 샘물은 이
터널의 수로를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워런은 기름 램프를 들고 허리
까지 차는 물을 헤치며 기혼샘으로부터 지하터널 안쪽으로 들어갔다.

25m쯤 갔을때 워런은 터널의 천장부분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직경이 2m 정도되는 둥근 모양으로 천장이 뚫려져 있었던 것이다. 자
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위를 향해 수직 방향으로 암벽을 뚫어 만든 일
종의 통로였다.

당시 워런은 이 암벽 수직갱도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또 그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했다. 흙과 돌로 윗부분이 막혀 있었기 때문이
었다. 또한 워런은 그가 발견한 것이 고고학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것
인지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이 발견으로 구약성경의 큰 수수께끼 하나가 풀리게 되었고,
워런의 이름은 고고학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성서고고학자들은 그가
발견한 것을 '워런의 수직갱도'(Warren's Shaft)라고 부른다.

'워런의 수직갱도'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만든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의 역사와 지형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96년은 예루살렘 정도 3천년을 기념하는 해였다. 이스라엘의 명
군 다윗왕이 예루살렘을 왕국의 수도로 정한 이후 이 도성은 장장 3천
년 동안 파란만장한 역사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그런데 예루살렘의 실제 역사는 3천년을 훨씬 넘는다. 다윗의 정도
이전에 그곳에는 2천5백년 이상 원주민 여부스족이 살고 있었다. 이렇
게 볼 때 예루살렘은 적어도 5천5백년의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고
도이다.

일찍부터 예루살렘에 도성이 세워진 것은 이곳이 공격해 오는 적을
방어하기 쉬운 천혜적인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동서 양편으로 경
사가 가파른 깊은 계곡이 있고, 계곡 사이 우뚝 솟은 언덕 부분에 성
벽을 둘러쌓고 도성을 만들었기 때문에 예루살렘은 난공불락의 철옹성
이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도 한가지 취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물이 귀하
다는 것이었다. 예루살렘 도성에 물을 공급해 주는 샘이 단 하나밖에
없었다. 예루살렘의 유일한 수원이 바로 기혼샘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주민들 생존에 필수적인 기혼샘이 예루살렘 동편
골짜기 기드론계곡의 제일 아래쪽에 있는 점이었다. 예루살렘 성벽을
쌓을때 계곡밑의 기혼샘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어 그 샘은 성 밖에 있
었다. 따라서 평화시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전쟁이 일어나 성이 포위
되는 날에는 급수가 큰 문제였다. 예루살렘 원주민 여부스족은 성 밖
으로 나가지 않고 성안에서 기혼샘의 물을 길을 수 있는 장치를 고안
해내야 했다.

그들은 성안 암석지대에서 수직 방향으로 뚫려있는 천연적인 균열
부분을 발견했다. 그들은 이 천연적 균열을 확장시켜서 마치 우물 모
양의 원통형수직 갱도를 만들었다. 바로 이것을 워런이 발견한 것이다.

예루살렘 원주민들은 지하 샘인 기혼샘에서 성 안쪽을 향해 암벽을
굴착해 들어갔다. 이렇게 기혼샘에서 암벽을 파서 만든 지하터널은 성
내의 수직갱도와 정확히 직각으로 만났다. 고대인들의 절묘한 기술이
었다. 그후 기혼샘의 물은 지하터널로 흘러 들어와서 수직갱도 밑에
고이게 되었다. 예루살렘 주민들은 갱도 위에서 우물물을 길듯이 두레
박으로 밑에 고여있는 물을 길어 올렸다.

그러나 예루살렘 원주민에게 물을 공급해주던 '워런의 수직갱도'는
그 도성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 통로가 되었다. 무명의 목동에서 이스
라엘의 왕이 된 다윗은 왕국의 수도를 물색하였다. 그는 예루살렘을
최적지로 지목하고, 병사들을 이끌고 예루살렘을 공격하였다.

다윗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수구를 타고 올라가서 예루살
렘을 치라." 병사들은 '수구'를 타고 올라가서 예루살렘을 기습공격했
던 것이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이 이야기에서, 다윗을 승리로 이끌었
던 '수구'가 무엇이냐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난제였다. 그러나 워런의
탐사로 구약성경의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였던 '수구'가 바로 그가 발
견한 '수직갱도'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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