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자 발견이 점차 늦어지고 있어 감염자의 병세 악화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85년부터 96년까지 발견된 국내 에이즈 감염자
6백23명 중 감염시기가 추정된 2백8명을 대상으로 면역력을 조사한 결과,
감염자들의 피 속에 들어 있는 '도움 T세포'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
다고 19일 밝혔다.

'도움 T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작용을 담당하는 여러 세포들을 도
와 병원균을 퇴치하는 역할을 하는데, 에이즈 바이러스(HIV)는 이 세포만
을 선택적으로 파괴시켜 면역결핍증후군을 일으키기 때문에 '도움 T세포'
수는 에이즈 감염자의 질병이 얼마만큼 진전됐는가를 알려주는 지표로 사
용된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 88년부터 91년까지는 '도움 T세포'수가
혈액 ㎣당 평균 5백개 이상이었으나 92∼95년에는 4백개 선으로 낮아졌으
며 96년에는 3백개대로 줄었다.

이는 해마다 새로 발생하는 에이즈 감염자들이 감염된 시점부터 보
건당국에 의해 발견되기까지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음을뜻한다.

국립보건원측은 "감염사실을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도 빨리 시작,병
세의 악화를 늦추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도 줄일 수 있으므로
감염자 조기발견체계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이덕형방역과장은 "현행 제도상 에이즈감염자는 실명으
로 관리하도록 돼 있어 진단을 두려워하는 심리 때문에 감염 조기진단이
늦어지고 있다"며 "무료익명검사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중"
이라고 말했다.< 임형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