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불안인 외손자의 방화로 온몸에 3도화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
고 있는 흑인 민권지도자 맬컴X의 미망인 베티 샤바즈(61)를 구하기 위
해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수많은 사람들이 헌혈 행렬을 이루고 있다.
샤바즈는 입원한 후 11일동안 5차례에 걸친 피부이식 수술을 받고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나 에드워드 카치 뉴욕시장과 마틴
루터 킹목사 미망인 코레타 킹여사, 대표적 흑인 시인 마야 안젤루를 비
롯한 각계 저명인사들과 무명의 시민들이 병원을 방문, 쾌유를 기원했으
며 많은 사람들이 수술에 필요한 피를 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쌍둥이를 임신한 채 남편을 여의고도 불굴의 의지로 여섯 자녀를
키우고 대학공부를 계속, 박사학위까지 딴 샤바즈는 흑인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존재였으며 많은 사람들은 그로부터 많은 것을 얻은데 대한
보답으로 피를 주겠다고 나선 것.
병원측은 지금까지 샤바즈의 전신의 85%에 달하는 손상된 피부를
제거하고 첨단기술인 인조피부를 이식, 쇼크와 감염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아직도 그의 생명은 위태로운 지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맬컴X 집안의 비극이 언제나 끝날 것인지 의문을 품
고 있다.
적이 아닌 내부 반대파의 손에 암살당한 맬컴X, 암살순간 쓰러지는
아버지의 피를 뒤집어쓴 충격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해 마약중독자가 되고
결혼에 거듭 실패한 딸 큐빌라, 암살배후로 알려진 루이스 패러칸을 죽이
려다 실패하고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는 어머니 큐빌라의 방황 탓으로 도
시 뒷골목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12살짜리 손자, 그 손자는 어머니 큐빌라
가 불량배들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외할머니에게 자신을 보내자 분노를 이
기지 못해 할머니의 아파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메드가 에버스 칼리지의 사무처장으로 재직중인 샤바즈는 어떤 어
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남에게 베푸는 정신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남편 맬
컴X 보다도 깊은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다.
흑인 사회에서는 강인함의 상징인 샤바즈가 이번에도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날 것을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