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날도 이제 며칠 안남았다.

1인당 GNP가 2만4천달러가 넘고 무역량 세계 7위, 국제 경쟁력 세계 2위
를 자랑하는 이 풍요로운 땅덩어리를 중국에 넘겨주는 영국인들 마음은
매우 착잡하다.

홍콩 생활만 만 40년. 이 중 30년을 홍콩정청 관리로 지내오며 관리중
최고직인 홍콩정청 수석행정장관과 총독대리까지 역임한 원로 영국인 데
이비드 에이커즈 존스경은 홍콩 반환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만 70세의 그는 명문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53년 말레이시아 식민지
관리를 시발로 동양 사회에 몸담았다. 57년 홍콩으로 옮겨와 87년 정년
은퇴한 뒤에도 여러 기업과 각종 사회 단체의 중역, 고문직을 맡으며 바
쁘게 생활하고 있다. 반환 뒤에도 계속 홍콩에 남아 여생을 보내고 싶다
는 그에 대해 홍콩인들은 "홍콩을 가장 잘 아는 영국인"이라고, 일부 서
구인들은 "친중 인사"라 평한다.

--57년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당시 홍콩은 매우 가난한 곳이었다. 지금 고층아파트로 꽉 들어찬 산
등성이마다 집이 없는 수만명이 간이 천막이나 판자촌을 짓고 살고 있었
다. 그때 인구가 3백만 정도 되던가…. 지금은 그 두배가 넘는 6백40만
명이다.".

--홍콩 발전의 요인은 무엇인가.

"첫째 정부 규제 최소화(Less Government), 둘째 국영 기업 참여 배제
(No Share in Business), 셋째 낮고 동등한 세율의 과세 정책(Low & Flat
Tax)이다. 부연하자면 정부는 비즈니스가 수행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법
과 규제를 도입, 공급하였을 뿐 민간 부문에 대해 간섭하지 않았다. 또
한 교통 통신 가스 등 거의 전부문에서 정부 참여를 배제하고 사기업이
운영하도록 순수 민영화를 유지해왔다. 모든 것을 시장 경제 원리에 맡
겼다. 홍콩의 세금은 세계에서 가장 싸고 세목도 가장 적다. 부자건 봉
급쟁이건 똑같이 16.5%의 소득세를 부담한다. 바로 이런 점들이 홍콩의
비즈니스 여건을 밝게 하고 많은 사람들이 홍콩에서 사업을 하려고 몰려
드는 토양이 됐다.".

--누가 그런 시스템을 도입했는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홍콩은 원래 영국 상인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만들어진 도시 아닌가. 상인들이 주도가 돼 '좀더 비즈니스가 잘되
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고 법을 고쳐가면서 발전해나간 것이다. ".

--철저한 자본주의 정책을 고수하는 데서 나오는 빈부 격차라든가 부
작용도 많지 않은가.

"물론이다. 그러나 홍콩에서 살겠다고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는가. 노
벨상 수상자인 미국 경제학자 프리드먼도 홍콩경제 모델을 자기 학설에
이용하고 있다.".

--반환 후 홍콩 장래를 낙관하는가.

"홍콩의 장래 헌법이 될 기본법은 아주 훌륭하게 만들어졌다. 또한 기
존 홍콩의 시스템이 그대로 존속돼 계속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홍콩 장래를 낙관적으로 본다. ".

--홍콩인들은 홍콩 반환과 관련, 서방 미디어가 부정 일변도로 보도하
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데.

"꽤 유명한 서방 평론가 한 분은 몇년 전 '홍콩은 붕괴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지난 주 자신의 예측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서구 언론의
홍콩 관련 보도는 과장돼 있다. ".

--귀하의 조국인 영국을 비롯, 서방국들은 홍콩의 민주주의에 대해 우
려하고 있는데.

"나는 홍콩에선 법의 지배가 잘 이뤄지리라 믿는다. 향후 홍콩의 헌법
노릇을 할 기본법(Basic Law)은 영·중간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내용을 보면 민주 제도 확립과 개인의 자유 보장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
고 있다. 특히 국제 도시 성격에 걸맞게 앞으로 홍콩 국회의원 중 20%는
외국 국적을 가진 홍콩 영주권자가 차지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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