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우리만 올라가는 거 아냐." 6일 코리아국제양궁대회가 열리
고 있는 경주공설운동장. 대한양궁협회임원들은 걱정이 대단했다. 남자
개인전 토너먼트서 애틀랜타올림픽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오교문이 16강
전서 탈락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절대 강자는 없지 뭐…."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이었다. 에이스가 따로 없을 정도로 고른 대표
팀 실력을 믿는 듯 했다.
사실 오교문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승승장구했다. "우리끼리만
올라가면 재미가 없는데…." 그런 와중에 관중석서 아쉬움 섞인 탄성이
터졌다. 한국 홍성칠이 8강전서 11발째 2점을 쏜 것이었다. 완벽한 실
수가 아니면 고의였다. 어쨌든 관중석의 아쉬움과는 달리 임원들은 오
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홍은 10발까지 스웨덴의 비예렌달에 93-
87로 절대우세를 보였다. 비예렌달은 10점만점. 97-95로 뒤집어졌다.
마지막 발은 둘 다 10점만점. 사정을 좀 안다는 이들은 "일부러 쏜
거아냐"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은 '금 독식'을 우려했었다. 실력으로 봐서야 금 독식이 당연하지만
'부작용'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선 유일한 단일 국제양궁대
회가 한국잔치로 끝나버리면 다음부터는 이 대회가 외면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고의설은 이내 빛을 잃었다. 이 대회가 오는 8월
캐나다 세계선수권 국내선발전을 겸하고 있는 상황서 홍성칠이 임원들
의 복잡한 속사정까지 헤아릴 까닭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홍성칠은 병천고 2년생으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신예. 앞날
을 생각하면 세계선수권 출전이라는 명예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처지
였다. 한국양궁이 안고 있는 행복한 고민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