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쟁점은 의외로 국민회의 권노갑의원 '국감무마용 뇌물'
부분이었다. 정태수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사실관계에 대해
서는 크게 다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재판부가 권의원
의 뇌물 수수를 인정함으로써 검찰의 완승으로 끝났다.
검찰과 권의원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권의원이 신한국당 정
재철(정재철)의원을 작년 10월7일 오후 8시쯤 하얏트호텔에서 만나 국정
감사 질의무마 청탁을 받고, 그날 밤 10시쯤 한보그룹 정태수총회장이 전
한 1억원을 건네 받았다'는지 여부.
권의원측은 '국정감사가 끝난 작년 12월 초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
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6차 공판에서 정의원을 만났다는 그 시각
에 권의원이 호텔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던 알리바이를 댔다. 그날 오후
6시30분쯤 자택을 출발, 오후 7시쯤부터는 일본대사관저 만찬장에 있었다
는 것이다.
검찰은 통화기록을 들이댔다. 권의원이 비서와 함께 차를 타고 갔
다는 그 시각에 권의원의 비서가 사적인 용무로 카폰을 사용했다는 것이
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재판부를 설득했다.
검찰은 또 19일의 7차 공판에서 권의원이 그날 저녁 호텔에 있었다
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출했다. 검찰은 권의원이 리셉션에 갔을 것으로
판단, '경향신문 창간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권의원이 참석했다는 기사
를 찾아냈다.
이때부터 검찰의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반격을 당한 권의원측은
8차 공판에서 "오후 6시30분쯤 창간기념리셉션에 참석한 뒤 오후 7시10
분쯤 김대중총재의 차에 동승해호텔을 출발, 오후 7시45분쯤 일본 대사관
에 도착, 밤 10시50분까지 대사관에 있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결국 "10월7일 저녁 권의원과 비서가 일본대사관저에서
일정시간 체재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이 증거만으로 권의원이 하
얏트호텔에서 정의원을 잠깐 만나고 그날 밤 10시쯤 비서가 정의원 집에
가서 1억원이든 가방을 건네받았을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