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한 집행유예 김종국피고만 밝은 표정 ##.
2일 한보 특혜대출비리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은 개정 한시간전부터 방청객들로 들어차기 시작, 4개월여동안 전
국을 혼란의 소용돌이속으로 몰아넣었던 한보사건에 쏠린 세간의 관심을
반영했다.
○…피고인중 8번째로 입정한 정태수피고인은 몸이 불편한듯 교도
관에게 왼쪽 어깨를 맡긴 채 간신히 걸음을 떼었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
에 콧수염까지 깎지 못해 몹시 초췌한 모습이었다.
정피고인 다음으로 들어온 정보근 피고인은 피고인석을 뒤로 돌아
아버지인 정피고인 옆에 앉았으나 교도관이 다음에 들어온 김종국 피고인
과 자리를 바꿔 앉도록 지시했다. 그동안의 공판에서는 정씨 부자가 한
자리씩 건너띄어 앉았으나 이날은 재판부가 정보근피고인을 김피고인보다
먼저 호명하는 바람에 잠시나마 부자가 나란히 앉게 됐던 것.
○…판결문을 읽기 전 재판장인 손지열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의의
를 잠시 설명했다. 그는 "2개월여동안 사건 공판을 진행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느꼈다"며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살펴보며 각자 입장에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덕성 합리성이 결여된 경제성장 및 국가발전은 모래위에 누각"이라며
"이번사건이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진입하는 통과의례가 됐으면 한다"
고 덧붙였다.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법정은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선고 동안 정태수피고인은 두 눈을 감은채 무표정한 모습을 지
었다. 간혹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으며 '징역 15년'이 선고되는 순간에
는 고개를 떨구었다. 손을 비비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이던 권노갑피고
인은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 징역 7년을 선고하는 순
간에는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신광식 우찬목 피고인은 고개를 숙인채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유일하게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
종국피고인의 얼굴에는 생기가 감돌았다.
○…검찰은 공소사실이 대부분 인정되자 "만족한다"는 한마디로 흡
족함을 표시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
검중수부 김상희수사기획관은 선고공판이 끝난 직후 "재판부가 정경 유착
의 전형인 이번 사건 피고인 11명 전원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것에 만족
한다"며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정태수 부자의 변호인들은 침
통한 표정으로 "재판부의 판단에 왈가왈부 하지 않겠지만 사기 횡령 부분
에 대한 유죄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곧 항소를 하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권노갑피고인 변호인들은 "권의원은법적으로 무죄임이 분명하며 유
죄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해 무죄 입증을 위해 계속 다투
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