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자금이라도 대가성 포함땐 뇌물"…정리스트 관련자 영향 ##.
한보사건 1심 선고 내용은 앞으로 정치인들의 뇌물관행에 상당한
영향을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국민회의 권노갑의원에 대해 국회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포괄적 뇌물죄'의 법리를 폭넓게 해석해 인용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치자금이냐 뇌물이냐'의 갈림길에서 위태로운 곡예를 벌
이고 있는 정치권의 금품 수수관행에 엄정한 사법적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지는 것이다.
포괄적 뇌물죄는 지난 4월17일 전두환-노태우 두전직 대통령 비자
금 사건때 대법원에 의해 처음 적용됐다. 두 전직대통령이 구체적인
대가를 전제로 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권한이 광범위한 만큼
그것은 뇌물죄를 구성한다는 논리였다. 재판부는 물론 이날 재판에서
권의원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단적으로 적용하진 않았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비록 대통령에 미치지는 못하나
국정 전반에 대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법률안 등 각종 안건 발의권, 표결권, 국정감사, 조사권 등을 갖고
있어 소속 상임위를 넘어 국정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돈을 주고받은 시기나 구체적인 직무 관련성 입증이 뇌물죄
성립의 결정적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입장이다.
재판부는 또 '권의원이 정씨로부터 받은 돈이 총선비용 등으로 사
용된 정치자금이기 때문에 비록 정씨가 막연한 기대심리를 가졌다해도 뇌
물이 아니다'는 변호인측 논리를 일축했다.
부분적으로 정치자금의 성격이 있어도 대가성이 포함된 돈은 어디
까지나 뇌물이란 것이다.
재판부는 정치자금을 "정치인의 인격, 이념, 주장에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자기의 정치적 이념 등의 실현을 그에게 위탁하는 의도로
정치활동비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 대가성이 전제된 돈과 엄격히 구별
했다.
이같은 재판부의 입장은 사실상 국회의원의 경우 뚜렷한 직무 관련
성이 없는 광범위한 청탁에 대해서도 사법적으로 단죄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평가된다.
따라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정치인 뇌물수수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
부분 이같은 법리를 적용해 사법적 처벌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노승우-김상현 의원등 현역의원 2명과
문정수 부산시장 등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정치인 8명에 대한 재판에 직
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가법상 뇌물수수, 사전 수뢰죄 등으로 기소된 이들의 혐의가 이
날 재판정에 선 피고인들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법조계는 벌써부터 이들에 대한 유죄 선고를 점치고 있다. 이들 정치
인 재판도 한보특혜비리 사건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30부(재판장·손지
열)에서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