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등 곳곳에서 벌어진 유혈사태와 부정선거
항의시위 속에 지난 29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총선개표 중간 집계결과, 수하르토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골카르당이 75% 가량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골카르당의 목표치인 70%를 상회하는 득표율이다.
이에따라 지난 71년 이후 6대에 걸쳐 26년 연속 의회를 장악하게된
골카르당은 올해로 31년째 집권 중인 수하르토 대통령(75)을 내년에 또다시
대통령으로 선출할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투표결과를 놓고 마두라섬의 삼팡시와 동자바 등지에서 수천여명이
참가하는 항의시위와 폭동이 발생하는 등 개표과정에서도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 당국이 발표한 중간 집계결과에 따르면 골카르당은 약
9천6백만표가 개표된 30일 오전 10시30분 현재 7천56만1천6백여표를 얻어
2천2백74만여표(23.7%)를 확보하며 2위를 달리고 있는 회교계의
통일개발당(PPP)을 압도적 차이로 앞서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르티 여사와 지지자들의 후보 출마가 봉쇄되고 심한
내홍을겪어온 인도네시아 민주당(PDI)은 2백74만8천여표(2.8%)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총 5백석의 의회중 군에 배정된 75석을 제외한 4백25석이
각당의 득표율에 비례해 새로 채워지게 된다.
한편 회교세력의 중심지로 PPP를 지지해 온 마두라섬 삼팡에서는 골카르당의
압승으로 나타나고 있는 총선결과에 불만을 품은 수천여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한채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경찰과 주민들이 전했다.
이들 시위대는 29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지방행정관서와 일부 상점, 차량등을
습격했으며 시위가담자 24명이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있다.
이밖에 수마트라 남부 반달람풍의 개표소에서는 초기 개표결과, 골카르당과
야당간의 표 차이가 너무 큰데 항의하는 주민들의 요구로 재개표가 이뤄졌으며
東자바의 4개 마을에서는 개표장소를 원래 지정된 장소에서 행정관서로 옮긴데
항의해 주민들이 투표장을 부수기도 했다.
이에앞서 27일간 계속된 선거운동 기간에 3백여명이 각종 폭력과 테러사태로
목숨을 잃은데 이어 투표 전날밤에는 분리독립 운동이 일고있는 東티모르에서
무장투쟁세력들이 경찰시설과 투표소등을 공격, 14-22명이 숨지는 유혈극이
벌어졌다.
반군세력은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市를 비롯, 에르메라와 로스 팔로스,
바우카우등지에서 투표소와 정부군 초소, 경찰기동대 시설 등을 습격했다.
목격자와 가톨릭교계소식통들은 이로인해 정부군 16명 등 모두 2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으나 경찰은 14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대해 뉴욕에 본부를 둔 아시아인권감시(HUMAN RIGHT WATCH
ASIA)측은 『선거제도가 법적, 구조적, 일상관행면에서 야당측에 불리하게
조작되어있다』고 비판했다.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정치학부의 아르비 사니트 교수는 『골카르당이 승리는
거두겠지만 앞으로 대대적인 민주개혁조치를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정부측이 빈부격차 축소, 부패추방, 정치체제 개방 등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폭력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입후보가 봉쇄된 메가와티 여사는 이날 항의표시로 투표를 거부했으나
동조자들에게는 「양심에 따를 것」을 촉구하는 선에서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