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호주의 깃발 내건 '단일국가당' 여성의원 핸슨 인기 ##.

백호주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1901년 유색 인종 호주 이민 배척
을 법으로 채택하면서 공식 깃발을 내걸었다가 1965년 원칙적으로 폐지
된 이 백호주의 망령은 80년대부터 밀려들어온 아시아인을 노리고 있어
한국 등 아시아 출신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반아시아 이민 정책 선봉장은 연방 의회 여성 의원 폴린 핸슨. 지난
96년 4월 의회에 입문한 그가 의정 단상에서 "아시아인 이민 러시로 호
주가 더러워지고 있다"고 발언할 때만 해도 집권 자유당은 초선 의원의
유치한 말장난쯤으로 받아넘겼다. 그러나 그가 지난 4월 급기야 백호주
의를 내세운 '단일국가당'(One National Party)을 창당, 바람을 일으키
면서 '불길'은 제법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유권자 4명 중 1명이 다음 선거 때 단
일국가당을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은 핸슨 의원은
"현행 이민 정책을 유지하면 2040년 호주 인구 53.6%가 아시아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당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언론이 그의
'활약'을 중점적으로 보도, 주가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 "아시아 이민자들이 세 부담만 늘린다"
그는 또 일부 아시아인이 호주로 이민오기 위해 뉴질랜드를 '뒷문'으
로 이용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트랜스 타스
만'(Trans Tasman) 여행 협정에 따라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특별한 제
한없이 양국에 똑같은 자격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최
근 아시아인이 호주보다 비교적 이민하기 쉬운 뉴질랜드에 일단 정착했
다가 이 여행 협정을 악용, 호주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핸슨 의원은 아시아 이민자가 결코 국익에 보탬이 되지 않을 뿐더러
사회보장 혜택을 받음에 따라 시민들 세 부담만 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아가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아시아인이 호주 사회에 동화하지
못한 채 일부 지역에 몰려 각종 범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핸슨 의원과 단일국가당이 세를 얻고 있는 데는 집권 자유당이 원인
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자유당은 당초 핸슨 의원 발언을 짐짓 모른 척
하며 동조하는 듯한 인상까지 풍긴 것이다. 야당 당수 시절 반아시아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자유당 존 하워드 총리도 핸슨 의원 발언에 대
해 가타부타 않고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이 불만을 점차 겉으로 드러내고 아시아 각국에서
도 비난이 일자 보다 못한 하워드 총리는 최근 핸슨 의원을 공격하고 나
섰다. 이민부도 아시아 출신 이민자가 전체 인구 4.8%에 지나지 않으며
2040년이 돼도 7.5%에 그칠 뿐이라며 핸슨 의원 발언의 허구성을 꼬집었
다. 여기에 야당인 노동당과 호주 실업인·학계가 "호주가 친아시아 정
책을 추구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고 진단, 핸슨 의원 공격에 가세했
다. 호주 농축수산협회는 '핸슨 망언'으로 농수축산물 아시아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핸슨 의원과 단일국가당 지지파를 비난했
다.

일부에선 이처럼 각계 각층이 성토함에 따라 핸슨의 인기가 멀잖아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이른바 '핸슨 망언'으로 빚어진
반아시아 분위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주류인 앵글로 색슨
계 백인들이 핸슨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은연중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
이다. 여기에는 실업률이 거의 10%까지 올라가자 일자리를 아시아인이
가로채고 있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최근 한국
등 일부 아시아인이 아무런 이유 없이 백인 청년들한테 폭행당하는 일이
늘어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