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러시아의 핵미사일이 더이상 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하지
않도록 할 것임을 전격 선언, 냉전시대 이후 서유럽사회에
존속돼 왔던 핵전쟁에 대한 공포를 불식시키는 상징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이날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거행된
러시아-나토 기본협정 조인식에 이어 전격적으로 발표된
옐친 대통령의 이같은 선언은 조인식에 참가한 16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의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실효적 가치는
적지만 중대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 획기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옐친 대통령의 핵미사일 겨냥 포기 선언 수시간 후
모스크바의 러시아 국방부는『대통령의 명령이
실행됐으며 러시아의 미사일은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을
겨냥하지않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미 미국과 영국을 상대로 『서로를 향해
핵무기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불조준』협정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선언으로 실질적 혜택을
보는 국가는 핵보유국인 프랑스를 비롯한 14개 나토
회원국이 된다.

옐친 대통령의 핵미사일 불조준 선언은 전혀 사전
예고없이 기본협정 조인식 직후 전격적으로 발표됐는데다
통역을 통해 『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하고 있는
러시아의 모든 핵미사일의 탄두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달돼 정확한 의미 해석을놓고 각국 정상들과
외교관들 사이에 한때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美백악관은 이와 관련, 옐친 대통령이 조인식 후 파리주재
美대사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 자신의 발언은
미국과 94년 체결한 불조준협정을 나토의 전회원국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핵탄두의 목표물
변경은 극히 짧은 시간내에손쉽게 이뤄질 수 있어 옐친
대통령의 선언이 갖는 군사적인 의미는 매우
제한적인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조준 협정을 나토의 모든 회원국으로 확대
적용키로 한 이번 조치는『나토 회원국을 더이상
핵전쟁의 가장적국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서방국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을
받았다.

샌디 버저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신뢰구축과
긴장완화작업을 더욱 심화시키는매우 중대한
조치』라면서 『러시아와 나토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협력의 시대에 진입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