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쥐페 프랑스 총리가 다음주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사임하겠다고 발표한것은 6월1일의 2차 결선 투표를 앞두고
국면전환을 위한 집권 우파의 고육지책으로 보여지고있다.

집권 공화국연합(RPR)당수로서 우파의 선거전을 총지휘해온
쥐페총리로서는 지난 58년 5공화국 출범이후 우파가 거둔 「최악」의
선거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하는 외에 자크 시라크
대통령으로서도 2차 투표를 앞두고 새로운 정치적 조치 없이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내기가 힘들것으로 판단한것으로 보인다.

시라크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취임 2년동안 시라크 정부의 각종 개혁을
주도해온 쥐페총리는 그동안 개혁의 지지부진,실업등 선거공약 미이행,
그리고 독선적인행정 스타일등으로 야당인 사회당등 좌파는 물론 프랑스
민주동맹(UDF)등 여권 내부로부터도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추진하면서 개인적 지지도가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집권 우파내에서도 그동안 총리 경질을 주장해왔으나 그를
신임하는 시라크대통령에 의해 총리직을 고수해왔는데 결국 또다른
동거정부 등장 가능성에 직면한 시라크대통령이 불가피하게 단안을
내린것으로 보인다.

RPR과 연정을 구성하고있는 UDF측에서는 이미 「쥐페체제」로는 선거가
힘들다는의견을 제시한바 있는데 그동안 현 우파 정부 인사중 쥐페총리와
장 티베리 파리市長,자크 투봉 법무장관등 「당내 충성파」들이 오히려
집권 우파에 대한 지지도 하락에 「기여」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불법 정치자금 논란에 휩싸이고있는 티베리 시장의 경우 파리 지역에
출마한 黨동료 후보들이 지원 유세를 거부할만큼 파리 시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실정으로이번 선거에서 파리 지역이 부진할 경우 티베리시장에
상당부분 그 책임이 돌아갈것이 분명하다.

쥐페총리의 경질이 그동안 정치권에서 여러차례 제기돼온만큼 그의
후보자들에대해서도 상당수가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들로는 필립 세겡 하원의장,프랑수아 레오타르
UDF위원장,에두아르 발라뒤르 前총리, 그리고 우파내 자유주의 경제파인
알랭 마들랭 前경제재무장관등이 꼽히고있는데 시라크대통령이 집권 2기
정치노선을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후임총리 지명과 연계될것으로 보인다.

45년 남서부 농가 출신으로 31세 때 시라크 현 대통령과 만나 정치적
진로를 같이해온 쥐페총리는 41세에 예산장관을 지냈으며 95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내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시라크 후보를 끝까지 지지,정치적
의리를 지킨 인물로 각광을 받으면서 49세에 총리에 발탁됐다.

쥐페총리는 그러나 트레이드 마크격인 명석한 두뇌에 비해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일부에서는 「컴퓨터 같은」 인물로
지적받기도했다.

정치적으로도 개혁을 추진해왔으나 노조등 기존 세력에 밀린데다 집권
우파내에서는 독선적인 스타일로 政派간의 단합에 문제를 야기한것으로
비판받고있다.

시라크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로 각광을 받아온 쥐페총리는 결국 이번
총선의최대 피해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신의 정치적 장래에도 큰 타격을
받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