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민들은 '급진 개혁' 대신 '안정과 점진개혁'을 선택했다.
18일 몽골 역사상 두번째로 실시된 직선 대통령 선거에서 공산당 후
신인 인민혁명당(MPRP)의 나차긴 바가반디(47) 후보는 60.79%의 높은
득표율로 현대통령인 푼살마긴 오치르바트(55) 민주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오치르바트 후보의 득표율은 29.8%에 그쳤다. 구공산당 후보
의 당선으로 지난 90년 이후 7년간 추진돼온 몽골의 시장경제개혁에 제
동이 걸릴 전망이다.
바가반디 당선자는 우크라이나의 오데사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했으며,
공산당에 입당한 뒤, 90년부터 92년까지 MPRP 중앙당 비서, 92∼96년사
이 당 부대표와 국회의장, 97년3월 이후 당대표를 각각 지냈다. 95년
9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바가반디의 승리는 그의 인기보다 오치르바트 대통령의 경제개혁 실
패에 대한 반발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화'의 열망
을 업고 지난 93년 첫 직선 대통령에 당선됐던 오치르바트는 국유기업
민영화와 가격규체 철폐, 무역자유화, 토지사유화 등 '충격요법'을 단
행했지만, 실업자증가와 생필품 가격급등으로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지난해 몽골의 경제성장률은 2.9%에 그쳤으나, 물가는 30% 이상, 실업
률은 10%를 기록했다. 퇴폐 향락문화의 확산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작
용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90년 고통스런 민주화운동을 통해 몽골 국민 스스
로 저버렸던 공산당을 다시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인민혁명당의 승리는 그러나 곧 '구소련 위성국가로의 회귀'를 초래
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바가반디 후보는 승리가 확정된 후 "시장경제
개혁의 속도를 늦추고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사회보장계획을 실시하겠
다"고 약속, '점진개혁론'을 내세웠다. IMF(국제통화기금)와 IBRD(세계
은행)의 지원을 받고있는 몽골로서 개혁 자체를 부정하기 어려운 형편
이다.
한편 현재 몽골 의회는 총 76석 가운데 민주연합측이 50석, MPRP가
25석, 무소속이 1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어, '개혁 속도 조절' 과정에서
의회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 지해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