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약이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약을 먹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하며, 가능한 한 적게 복용하는 게 좋다.
회사원 강모씨(42)는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쫑겨 아침 식사를 거르기가 일쑤였고, 그 때문에 늘 속이 안 좋았다. 어느날 갑자기 배가 몹시 아파 병원에 가 보니 십이지장궤양이었다. 그때부터 식사요법과 함께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몇달동안 이렇게 치료하니 궤양증세가 상당히 좋아졌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성욕이 뚝 떨어졌으며, 성기능에도 장애가 왔다. 전에 없던 증세가 나타나 당황한 강씨가 필자를 찾아왔다.
"최근에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습니까?"
"궤양 치료제를 3개월째 복용하고 있습니다.".
강씨는 히스타민 수용체(H2)를 억제해서 위산분비를 감소시키는 사이메티딘이란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것은 때때로 성욕저하-발기장애를 일으키며, 남자의 젖이 여성처럼 커지는 수도 있다. 남성호르몬이 억제되기 때문인 것으로 의사들은 보고 있으나, 일부학자들은 약에 의해 음
경해면체의 히스타민 수용체도 덩달아 억제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기
도 한다.
내과 주치의와 상의해서 궤양 치료제를 다른 제산제로 바꾸고,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운동을 하라고 일렀다. 몇달 뒤 강씨는 정상을 회복했다.
세계 임포텐스학회지 3월호는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 약품 3백16가지의 목록을 발표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제, 고혈압치료제, 향정신성 약물, 신경안정제 등등거의 모든 약물이 장기 복용하면 성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25% 정도가 이러한 약물 남용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성기능 장애가 나타나면 복용하고 있는 약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최형기·연세의대교수 남성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