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서울대학교에는 무용과가 없다. 그래도 춤꾼들은 있다. HIS
(Hoofers In Seoul National University)라는 재학생 동아리 멤버들이
다. 춤은 힙합이다.

관악캠퍼스와 힙합댄스는 그리 잘 어울릴 것 같지않다. 하지만 이
들은 반문한다. {서울대생이라고 춤추지 말라는 법 어디 있느냐}고.

캠퍼스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리 차갑지 않다. 연간 두차
례 갖는 캠퍼스 정기공연에는 학우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다. 지난
3월 학생회관앞 열린마당 공연때도 그랬다. 4백여 학우들 앞에서 30여
명이 힙합비트에 맞춰 신나는 춤사위를 펼쳐보였다. 한쪽 팔을 짚고
옆으로 몸을 들어올리며 반대쪽 다리를 곧추세우는 [나이키], 두팔을
땅에 짚고 앞으로 몸을 날리며 하체를 팽이처럼 돌리는 [베이비]….

HIS는 작년 여름 출범했다. PC통신 춤동아리 [각시탈] 부회장을
맡던 김용철(전산학과 3년)군과 같은 과 김종찬군이 의기투합했다.
7월초 학교식당앞에 방을 붙였다. 방학중이었지만 20명 넘게 연락이
왔다. 8월부터는 연습실을 구해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모여 연습한다. 현재 멤버는 60여명. 봉
천네거리 근처 에어로빅 연습장을 쓴다. 주말 모임에 2주이상 무단으
로 빠지면 제명한다는 다소 엄한 규칙도 있다.

장혜윤(경영학과 3년)양은 {처음엔 선배들이 [생각없이 사는 놈]쯤
으로 여기기도 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멤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열
심히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지난 학기 학점은 4.0을 넘었다. 김관욱(영어교육과 2년)군은
{나이트클럽에 가본 지 1년도 넘었다}며 {동아리에서 함께 연습하며
춤추는 게 훨씬 재미있고 자유롭다}고 말한다. 멤버들 대부분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지난 가을 대동제 때에는 총학생회가 주최한 7종경기 길목에서 공
연하다 제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구경하던 학우들 박수에 힘입어
공연을 마칠수 있었다.

총학생회 한 간부는 {대학문화가 지향해야할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문화
적 시도를 막을 생각은 없다. HIS측이 원하면 공연에 필요한 기재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경제학과 이지순교수는 {젊은 시절 여러
가지 문화적 경험을 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자
기 공부에 지장 없고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들은 조만간 [스트릿]을 할 계획이다. 일종의 거리공연이다. 웬
만큼 역량이 쌓이면 직접 안무한 힙합도 추고 싶어한다. 이들에게 춤
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춤은 그들이 자유를 숨쉬는 [아가미]다.

< 한윤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