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로 밝혀지면 선거돈 전체에 불동 ##.


여권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김현철씨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
찰의 레이더망에 92년 대선자금의 꼬투리가 잡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철씨의 측근인 박태중-이성호씨가 거액을 운용했고, 김기섭전안
기부운영차장이 한솔에 70억원을 관리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자
금들이 92년 대선잉여금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대선잉여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여권이 우여곡절 끝에 마
련해 놓은 기존의 대선자금 해법은 효험이 없게 될 공산이 크다.

여권은 김씨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다음주말쯤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나서 과거의 그릇된 선거관행과 대선자금에 대해 포괄적으로 해명키
로 방침을 세웠다.

신한국당 박관용총장은 이와관련, 7일 {대선자금 문제에대한 당론
이 정리된 상태}라며 {대선자금의 구체적인 내역을밝히는 것은 현실적으
로 불가능하므로 과거의 잘못된 선거관행을 고백, 해명하고 미래의 정치
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자는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대선자금 문제를 매듭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법이 가능한 것은 대선자금 문제의 성격을 여야의 정치공
방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철씨의 자금 중 일부가 대선잉
여금이라는 게 밝혀지면, 이는 곧바로 법적 문제로 비화된다. 검찰로서
는 그돈을 누가 주었는지를 규명하지 않을 수 없고, 뇌물죄 여부를 가려
야 한다.

또 대선 때 쓰고 남은 잉여금이라면 돈을 준 상대를 특정하기 어렵
기 때문에 전체 대선자금 문제로 비화되면서 이에 대한 수사 요구로 이어
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취임이후 한푼 받지 않았다는 주장을 도덕성의 보루로 삼아
왔던 김대통령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국민회의는 여권의 이런 우려를 [얄밉도록] 파고들었다.

정동영대변인은 이날 {대선 잉여금문제는 전두환-노태우씨의 비자
금과 같은 것인 만큼 분명한 처리방침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설 훈부대변인도 연이어 성명을 내고 {대선자금의 잉여분만 1천억
원을 넘을 것}이라며 {쓰고 남은 돈이 1천억 이상이라면 대선자금 몸통은
1조원에 달하리라는 주장에 논리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이날 수사선상에 오른 대선잉여금
의혹에 대해 일제히 함구한채 착잡한 분위기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아무런 할말이 없다}고 말했고, 신한국당
의 몇몇 당직자들은 {검찰이 대선자금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느냐}
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불구경하듯 검찰 수사의 귀추를 바라볼수 밖에 없는 처지 때문에
더욱 애간장이 타는듯했다. 이같은 반응은 기본적으로 여권이 대선자
금 문제에 대해 원안 이상의 탈출구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선자금 문제를 법적으로 접근하면 헌정중단 사태가 야기될 수 있
고, 92년 대선잉여금이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질 경우에도 정치적 해법만
고집하자니 설득력이 없고…. 이래저래 속타는 여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