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 기치료, 단전호흡을 통해 건강을 지키자는 게 요즘 유행이다. 기의 원리를 이용했다는 신종 상품들까지 등장, 눈을 어지럽힌다.

기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은 현대 의학이 암이나 , 동맥경화와 같은 난치병을 해결하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쳤다는 것이다. 과연 현대의학은 한계에 부딪쳤고, 난치병에 대해 속수무책인가?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난치병의 해결책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것만은 분명히 해두자. 난치병을 해결한다고 해서 인간이 몇백년 살 수는 없다는 점이다. 하루살이가 며칠밖에 살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다는 거북도 1백77년밖에 살지 못하는 이유는 한계 수명이 유전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수명 한계는 1백20∼1백50세라고 한다.

한계수명까지는 도달 못하더라도, 수명을 10년, 20년씩 늘이는 간단한 방법은 이미 현대 의학이 밝혀놓고 있다. 담배를 끊고, 술을 적당히 마시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너무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균형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사고(사고)를 피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현대 의학의 한계가 아니라 이처럼 평범해 보이는 건강수칙을 지키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현대의학의 한계는 병원에서 일하는 필자로선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다만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할 일은 이미 확실하게 알려진 평범한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건강수칙은 너무나 뻔하다고 도외시되고, 희한하고, 신비하고, 알쏭달쏭한 얘기를 늘어놓으면 마치 기적의 효과를 보여줄 것같은 환상을 갖게 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과연 기치료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가? 당뇨와 고혈압, 콜레스테롤로 상한 혈관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가? 정말 그렇다면 은 물론이고 세계 의학사를 새롭게 쓸 정도의 업적이다. 난치병을 해결한다는 사람의 주장을 들어보면 인체에 대한 오해도 많고, 사고의 비약도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이런 상태에서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물론 기가 전혀 허황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을 모두 부정한다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다. 아마도 기 수련은 정신력을 고양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인간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기에 대한 믿음이 신비화하면서 기치료가 상업화되고, 꼭 필요한 의학적 치료를 무시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기를 맹신하다 평범한 의학적 진실마저도 무시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까봐 제일 두렵다.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