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후진 기어
---------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4월22일
20년 동안 동아시아가 급성장하자 전세계가 놀랐다. 이 지역 경제를 기
러기 떼에 비유하는 관측이 많았다. 일본을 선두로 대만·한국··싱
가포르가 뒤를 바짝 따르고 있고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중국·
필리핀이 조금 뒤처져 날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7년쯤 전부터 선두
기러기가 땅에 떨어졌고 그 때부터 일본 경제가 퍼덕이고 있다. 이제 몇
나라가 일본 뒤를 따르고 있는 눈치다. ·태국·한국 모두 성장
률이 하락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동아시아가 정치·문화 문제에도 봉
착해 있다는 것이다. 정부마다 할 일을 못하고 있다. 이 지역 국가들에는
필요한 제도와 정치력이 없다. 일본이 가장 실패한 부문이 정치이다. 중
국·인도네시아·한국·태국·베트남 등은 정치 제도보다 사회가 앞서가
는 나라들이다.
<>사면, 택일이 문제
-----------일본 아사히 신문, 4월18일
12.12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초점은 · 전대통령을 언제
사면할 것인가로 옮아갔다. 사면권을 가진 이는 대통령이지만 임
기 말인데다 발등의 불이 되고 있는 한보 의혹 사건으로 정권 구심력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한보 의혹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전개 과정에서
김대통령 자신의 의지로 사면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
도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으로서는 퇴임 이후를 생각해 될 수 있는 한
빨리 사면을 단행해 부담을 덜고 싶지만 국민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와
중에 잘못 손대면 「정치 쇼」라는 인상을 주게 되고 반발을 살 것이 분명
하다. 전당대회는 7월 중순쯤 치를 전망이지만 한보 의혹 사건
흐름을 생각하면 그때까지 김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
는 전망이 유력하다.
<> 대학가 조용해졌다
----------- 스트레이츠 타임스, 4월 23일
북적거리는 학교 주변 식당과 커피숍에서 대학생들은 취업난을 걱정하
고 있었다. 식당 TV 화면에서는 이 나라 최대 스캔들인 한보 의혹 사건
청문회를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해 8월 6천명이 체포됐던 시위 사태 진원
지인 에서는 전혀 시위가 없다. 학생들은 「기부금」 수십만 달
러를 받은 의원들의 변명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덩치가 큰 한국 기업
은 그간 경제 기적의 일익으로 간주돼 왔지만 경제가 둔화하자 고도 성장
에 의존하던 이들 기업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의 이필
상 교수는 『이것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달리지 않으면 쓰러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은 한보 청문회를 보고 있지
만 관심사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것이다. 한 학생은 『스캔들
에 연루된 기업에 입사 원서를 낼 것인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황장엽 경고 일부선 의구심
-----------미국 크로니클, 4월23일
북한 고위급 망명자인 황장엽이 한 발언, 즉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와
화학무기로 공격할 준비가 돼있다는 주장은 틀렸다는 것이 입증될 때까지
는 결코 무심하게 넘길 수 없는 심각한 것이다. 이런 주장과 거의 맞먹는
폭발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황씨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간첩
들 이름이 적힌 상당 분량 명단을 한국 정부에 넘겨주었다는 소문이었다.
그러나 일부 미국 외교관들은 그가 북한 극비 군사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는 주장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외교관들은 황씨가
한국 집권당 앞잡이로 이용돼 현정부가 처한 어려움의 돌파구를 열고 북
한에 반대하는 여론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정보를 흘리는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