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성과 일관성을 무시한 채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펼쳐지는 이야기.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기이한
섹스와 잔혹한 폭력으로 표출하는
기괴한 인물들.

그리고 섬세하게
통일된 미술과 끊임없이 긴장감을
자아내는 음산한 음악.

10일 개봉되는
「로스트 하이웨이」는 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특성이 잘 표현된 걸작이다.

아내 르네와 건조한 결혼생활을 하던
프레드에게 자기네 침실을 찍은
비디오테이프가 전달된다.

이어
사지가 절단된 르네의 시체가
발견되자 경찰은 프레드를 살인혐의로
체포한다.

어느날 간수는 프레드 대신
자동차정비공 피트가 수감돼있는 것을
발견한다.

둘이 뒤바뀐 데에서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피트를
풀어준다.

피트는 단골손님인 갱스터
에디의 정부 앨리스와 사랑에 빠진다.

빌 풀먼과 패트리샤 아퀘트가 주연한
「로스트 하이웨이」에는 데이비드
린치만의 독특한 세계가 있다.

린치
작품들이 늘상 그렇듯 「로스트
하이웨이」 역시 편안하게 감상할
작품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에드거
앨런 포의 괴기스런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완전히
불가해한 이야기는 아니다.

패트리샤
아퀘트가 머리 색깔만 바꾼 채
1인2역으로 르네와 앨리스를 연기하는
것이 열쇠다.

그 열쇠로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아의 분열을
겪고있는 프레드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앨리스와의
관계에서 마음껏 욕정을 발산하는
피트는 프레드의 실현되지 못한
욕망을 표현하는 또 다른 자아다.

하지만 프로이트적으로 영화를
읽어내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아무것도 명확한 것은 없다고 말하는
린치의 세계는 그만큼 다양한 감상과
해석을 낳기 때문이다.

영화가
꿈이라면, 「로스트 하이웨이」는
사람들이 진저리를 치면서도
호기심으로 자꾸 뒤돌아보는 매력적인
악몽이다. < 이동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