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별난 이야기. 배꼽을 잡고 웃다가, 감동에 가슴이
뜨뜻해지고, 소름이 돋도록 무섬증도 드는 얘기들이 금요일 오밤중에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TV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는 사실 다큐멘터리라 하기 힘들
다. 현상에 대한 직접 관찰도 아니고, 지나간 얘기들에 객관적, 과학
적 검증이 뒷받침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추후에 구성하는 「넌픽션」
이라해야 옳을 TV판 「야담과 실화」다. 그런 「이야기속으로」가 지난주
40회를 기록하며 밤 11시대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게 시청률 10위를
들락거리고 있다.
비결은 「실화」라는 타이틀 아래 동원되는 솔깃한 소재들. 「설마,
저랬을까」하는 시청자들 의문에 대해 제작진은 『최소한 없던 사실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PD 5명과 작가 3명은 매주 20여통씩 오는 제보
편지속에서 사연들을 뽑아낸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혼자만 겪은 이야
기는 제외한다는 것이다.
특히 귀신이야기일 경우, 집안 전체 경험담이거나 당시 상황을 입
증해줄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우선 「웃음편」. 신혼여행지까지 요강을 들고 가야했던 신혼부부,
이불에 불이 붙어도 잠을 깨지 않았던 처녀 잠꾸러기, 「속도위반」으로
결혼 전날 출산한 신부, 술만 먹으면 아무데서나 실례하다 집안어른에
게까지 실수한 아저씨, 월급 1백% 보너스 90%를 저축해온 직장인….
모두들 직접 등장해 천연덕스럽게 당시 얘기를 한다.
폭소는 「공포편」에서 금새 식어버린다. 밤마다 나타나는 목없는 여
인, 20년 이상 저승사자 방문을 받았다는 여자, 열녀비를 남자 무덤으
로 옮긴 뒤 마을에 잇달은 줄초상, 자살한 전처의 제사 이튿날이면 어
김없이 죽어나는 가축들. 요즘엔 3개 코너중 「귀신」이 2개를 차지할
만큼 풍부한 소재원이 되고 있다.
감동도 함께 한다. 특히 뇌종양으로 2차례 대수술을 치른 장춘식씨
의 사모곡은 가슴을 저리게 했다.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장씨의 사
연이 나가자마자 어릴 때 잃어버린 생모를 찾아주겠다는 격려전화가
빗발쳤다.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친구 시신을 찾으려고 7년을 한결같
이 바다에 뛰어든 허창학씨, 4년간 자장면 보시를 해온 독지가, 환자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며 떠난 23살 「성훈이의 선물」편도 콧등을 시큰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반감도 적지않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밝은 문화모임 TV모
니터분과는 「귀신 이야기가 비과학적 생활태도를 조장한다」는 항의공
문을 측에 보내기도 했다. 가끔씩 혐오스러운 장면들이 시청자들을
거북스럽게 한다.
< 윤정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