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에게 약을 먹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먹지 않으려
입을 꼭 다물고 발버둥치는 아이와 실랑이 끝에 겨우 먹여 놓으면 도
로 토해내기 일쑤다. 그러면 부모들은 힘이 쑥 빠진다. 어떻게 해야
토하지않게 약을먹일 수 있을까.
첫째, 약을 달게 해서 먹인다. 설탕을 많이 타 먹이라고 하면 약효
가 떨어질까 봐 망설이는 부모들이 많다. 설탕을 타도 약효는 전혀 줄
지 않는다.
아이들이 먹는 시럽에는 애초부터 50%쯤 설탕이 들어 있다. 초코시
럽, 설탕시럽, 콜라처럼 아이들이 잘 먹는 것은 무엇이든 괜찮다. 좋
아하는 잼에 가루약을 개어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우유에 약을 타서는 안 된다. 아주 어린 아이라면 문제가 없
지만 맛을 분간할 줄 아는 아이에게 약을 탄 우유를 먹이면, 나중엔
우유까지 먹기를 거부한다.
셋째, 약을 토하면 즉시 다시 먹여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토하
느라 고생했다고 생각해 조금 쉬었다 먹이는 일이 많다. 그러나 토한
직후에는 뇌에 있는 구토 중추가 피로해져서 구토 능력이 상실되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회복돼 또 토하게 된다. 때문에 토하면 즉시 약을
다시먹여야 한다.
넷째, 약은 한 숟가락에 단번에 먹여야 한다. 두번 세번 나눠 먹이
면 아무리 달래도 두번째부터는 약 먹기를 거부한다.
다섯째, 가루약은 물 위에 뜨지 않게 완전히 개어 먹여야 한다. 성
가시다고 대강 하면 가루가 폐로 흩어져 들어가 기침이 나고, 기침을
하면서 토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루약은 반드시 곱게 갈아 먹여야 한다. 덜 갈린 알
갱이가 있으면 식도를 자극해 토한다. 병원 약은 덜 갈린 경우가 많다.
의료기 가게에서 유발(약 갈이그릇)을 사서 정성껏 갈아 먹이라고 나
는 권하고 있다. 부모의 정성 이상 좋은 약은 없다.
< 연세의대 소아과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