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청문회에서 김기섭씨는 거의 모든 의혹을 부인했는데 지금까지
나온 증인 중 가장 강한 표현을 구사했다. 답변마다 『전혀』 『절대로』라
는 표현을 거의 한번도 빼지 않았다.

씨의 박사과정 입학 축하연에 참석했느냐는 질문 같은
것은 그냥 『안갔다』고 하면 될 것을 『전혀 안갔다』고 했고, 정덕진씨를
만났느냐는 질문도 『만난 일도 없다』고 답했다. 『내가 돈을 받고 이권
에개입한 증거를 갖고 오면 전재산을 주겠다』 『국가정보를 따로 빼돌렸
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 같은 표현도 그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표
현들이다.

이런 말투가 하도 반복되자 『연습을 한 것은 좋은데 좀 심하게 한
모양』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는 자신이 안기부에 들어간 것과 자신
이 해온 일에 대해 잘못한 것이 없다는 주장을 끝까지 되풀이했다.

민간기업 출신이 어떻게 전혀 경험도 없는 안기부 기획조정실장이
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대기업에서 인사와 예산을 다루면서 전무
까지 올랐는데 안기부에 들어와서 보니 경영기법은 대기업이 조금 더
발전해 있었다』고말했다. 또 자신이 운영했던 안기부가 「문민정부 개혁
의 시범케이스」라고했다. 특히 인사와 예산은 1백% 투명하게 됐다고 그
는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월권과 의혹 등에 대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을 대
질시켜 달라』 『제가 월권을 했다면 김덕당시 부장이 저를 싫어했을 텐
데 같은 의원이니 물어보면 될 것 아니냐』 『내가 어떻게 일했는지를 안
기부 직원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의 답변대로라면 그는 청문회에 설 사람이 아니라, 시상대에 서야
할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는 자신과 현철씨의 「결백」을 철저하게
주장했다. 그의 답변 진위는 결국 수사결과 발표에서나 가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