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48)가 정치적으로 중대한 명운의
갈림길에 섰다. 총장 임명을 둘러싼 스캔들을 수사해 온 이스라엘
경찰당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배임과 사기혐의로 기소할 것을 총장에
건의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운명은 총장 에드나 아르벨의 손에 달렸다.

그는 네타냐후 기소 여부를 다음주까지 결정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네타냐후는 5년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총리에 오른 지 10개월만에
중도하차의 위기를 맞고있다. 이스라엘 정국을 폭풍 속으로 순식간에
몰아넣은 것은 이스라엘 국영 TV의 16일 보도였다.

이스라엘 TV는 경찰이 전날 에드나 아르벨 총장에게제출한 보
고서에서 최고위급 정부관리 3명이 공모, 집권 리쿠드당 변호사로니 바르
온을 지난 1월 총장에 임명하도록 했으며 이에 관여한 네타냐후 총리
도 기소돼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보도했던 것.

아비그도르 카할라니 공안장관은 그후 『총리를 기소해야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3명은 법무장관 차히 하네그비, 네타냐후
비서실장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샤스당의 아리에 데리 당수라고 확인했
다.

현행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현직 총리가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의회
의 불신임 투표가 없으면 사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총리는 기소
되면 즉각 사임하는 게 이스라엘 정가의 게임의원칙이다.

실제로 77년 당시 노동당의이츠하크 라빈 총리는 미국은행에 구좌
를 갖고 있던 혐의로 기소된 뒤 즉각 사임했었다. 언론타기를 무척 좋
아하는 네타냐후는 이날 보도 이후 모습을 감췄다. 보좌관들과 사태해결
방안을 숙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은 경찰당국의 결정에 당황하면서도 네타냐후의 혐의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 시점에서 사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은 보도했다.

언론 보도 직후 시몬 페레스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인 노동당은 총
리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페레스 노동당 당수는 네타냐
후 총리가 기소될 경우 『정치적 지진』이 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새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의 하임 라몬 전 장관은 『네타냐후는 의결정을 기다릴
것도 없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스라엘 TV의 보도는 경찰이 전례를 깨고 네타냐후를 기소해야 한
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유출해 가능했던 것으로 분
석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기소되고 새로운 선거가 치러질 경우 이는 아랍국
가들과의 평화협상 진행과 관련 큰 파장이 예상된다.

총선을 치르면 네타냐후의재집권은 힘들다는 게 명확하며, 아랍과
의 평화협상을 강력히 지지해 온 노동당이 정권을 잡으면 이 지역 정세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 최준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