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한 여성 1명을 태운 차량과 경찰간에 대낮 도심을 질주하며 8시
간40분에 걸쳐 벌어진 쫓고 쫓기는 추격전. 6차례에 걸쳐 시민들의 신
고를 받고 쫓다 놓치기를 거듭한 추격전은 경찰 가스총 1정만 범인에게
뺏긴 채 부서진 차량과 지문 10개,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 여자의 주민
등록증을 회수하는 것으로 끝났다.

납치 차량이 처음 목격된 것은 7일 오전 6시52분쯤. 화물차 운전사
김모씨(34·인천 남구 주안동)가 경인 가좌인터체인지 부근에
서 검은색모자를 쓴 30대 남자 1명이 조수석에 앉은 20대 여자 1명을
칼로 위협하며 경기 60가 4963호 쥐색 쏘나타Ⅲ 승용차를 몰고 방
향으로 달리는 것을 보았다고 신고했다. 경인 순찰대는 인천톨
게이트에 순찰차를 보내 검문검색을 실시했으나 신고차량을 찾는데 실
패했다.

이 차량은 오전 9시12분쯤 신정동 양도초등학교 후문쪽,
낮 12시24분에는 강남구 논현1동 논현초등학교 부근, 오후 1시32
분에는 잠원역 부근에 나타나 이를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그
러나 이 납치범은 교통혼잡을 이용, 번번이 출동한 순찰차를 따돌리고
달아났다.

인천과 서남 지역을 거쳐 강남 일대를 휘젓던 이 승용차는 오
후 2시47분쯤 상왕십리동 이면도로에서 마주 걸어오던 이모씨
(62· 하왕십리동)를 친 뒤 신당동 방향으로 달아났다. 성
동경찰서는 순찰차 6대로 추격전에 나섰다. 약수동 방면으로 달아나던
이차량은 약수로터리 부근 재민외과의원 골목으로 들어가 멈춰섰다.

이 차를 쫓던 신당파출소 소속 이모 순경(31)은 승용차로 다가가 범
인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으나 듣지 않자 조수석 창문을 통해 가
스총을 발사했다. 그러나 범인이 갑자기 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이순
경은 승용차 문짝에 손목을 부딪치면서 가스총을 승용차 안에 떨어뜨렸
다.

이 승용차는 결국 오후 3시33분쯤 중구 장충동1가 장충교회 골목길
에서 전봇대를 들이받고 버려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검은 모자를 쓴
30대 남자와 동승했던 20대 여자, 가스총은 없었다. 차적 조회 결과,
이 승용차가 달고 있던 번호판은 강모씨(34)가 지난 2월 도난 신고한
것이었다. 경찰은 8일 차량에서 발견된 김모씨(24·여)에 대한 탐문수
사와 함께 지문 10개를 채취해 감식작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