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들꽃산행의 계절이다. 봄 들꽃의 왕은 진달래와 개나리. 진
달래 개나리는 거칠 것 없이 피어나가 이제 들판과 산을 뒤덮을듯한 기
세다. 우리나라 산 어디를 올라도 지금 진달래 개나리는 지천이다.

산에 올라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붉고 노란 파도가 인다. 그 속에
몸을 던지기엔 지금 4월이 최고다. 그러나 봄 산행의 진짜 맛은 숨어서
몰래 피는 들꽃들에 있다. 눈이 막 녹은 봄 산골짜기 양지바른 언덕이
나교외 밭둑에서 문득 작은 우주와 마주친다. 어느새 피어난 들꽃들.

겨우내 수북히 쌓인 마른잎속에서 꽃대를 먼저 내밀고 핀 노루귀,
밭둑에서 겨울을 이기고 파란 꿔을 피운 봄까치꽃, 아직 잔설이 남아 있
는 깊은 산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복수초.

몰래 핀 들꽃을 찾고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들꽃 산행은 무작정
오르는 산보다 그 즐거움이 두배다. 명산을 찾아 멀리 떠나야하는 부담도
없다. 동네 야산에서도 운좋으면 만날 수 있는 것이 들꽃이다. 아이들
이 산행에 싫증을 내지않고 산 공부가 될 수 있어 요즈음엔 가족끼리의
들꽃 산행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4월에 피는 들꽃들은 무리지어 피는 종류가 아니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재미 있다. 고개를 숙이고 걸어야 하는 오르막길
에서 잘 보인다. 힘들인 보상이 있는 셈이다. 봄엔 특히 계곡에 들꽃이
많다.

양지쪽 비탈보다는 숲속 그늘이나 계곡 가장자리에서 빛깔 짙은 봄
들꽃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 하나의 노하우다. 4월에 피는 들꽃들의 생
태를 알아두면 고생을 덜 수 있음은 물론이다. 미리 공부를 하면 재미와
기쁨도 훨씬 커진다. 들꽃산행과 사진촬영은 바늘과 실이다. 사진에
담아온 들꽃은 온 가족의 전리품.

사진 찍기가 그렇게 어렵지않아 주부들도 곧잘 작품을 만들어낸다.

처음 본 들꽃을 사진찍어 현상하고 도감에서 그 꽃을 찾아내는 기
쁨이란 직접 해본 사람이 아니고는 짐작키 어렵다. 들꽃의 어린 잎이나
꽃잎, 뿌리는 대개 식용으로 쓸 수 있다. 약재로도 널리 쓰인다. 우리
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 들꽃들은 자원이기도 하다. 이때문에 들꽃이
위기를 맞고 있다. 들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들꽃을 마구 채취하여
시장에 내다파는 상인들이 늘고 있는 것. 많은 꽃들이 현재 멸종 위기
다. 무심한 등산객들의 발길에 밟혀 죽는 들꽃들도 적지 않다.

뜻있는 사람들이 들꽃 군락지를 찾아 나무판자를 깔거나 보호망을
설치해 들꽃 보호에 나서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나선 들꽃 산행길에서
우리 꽃 한포기라도 지킨다면 무엇 못지않은 큰 공부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