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이니 혁명」 이후 서방세계와 철저히 거리를 두고 있는 이란이
변할것인가. 오는 5월23일 실시되는 이란 대통령선거.

3선을 금지하고 있는 이란 헌법에 따라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
임한 하셰미 라프산자니 현 대통령(63)은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새 대
통령」이 대 서방관계를 개선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
지 후보로 나설 뜻을 밝힌 사람은 모두 10명.

현 인 알리아크바르 나테크 누리(54)를 비롯해 모하마드
하타미 전문화장관, 모하메드 모하마디 레이샤리 전공보장관, 이브라함
야즈디 전외무장관 등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테크 누리 현 대 하타미 전문화장관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이란 워처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나테크 누리 현 은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이맘)인 아
야톨라 알리 하메네이(58) 등 종교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로 보수적인 성직자들로 구성된 「전투적 성직자 협회」와 시
장 상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강
력한 정치도구」인 회교사원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그의
경쟁자로 최근 급부상한 인물이 하타미 전문화장관.

개인적 자유의확대와 남녀평등을 외치고 있는 그는 젊은층과 여성
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하타미는 대학생들과 지식인, 그리고
10대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는 15세 이상이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인구의 절반가량이 지난 79년 혁명 이후 태어난 세대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10대의 몫은 중요하다. 그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너무 많이
허용했다고 해서, 10년동안 역임했던 문화장관직에서 밀려났다.

이란 관측통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대내적으로는 약간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외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직
공식적인 선거운동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테크 누리는 하원의
장이란 현직의 이점을 한껏 활용하고 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경제 활성화 ▲미국과 외교적
거리감 유지 ▲엄격한 회교율법 적용 등의 선거공약을 하고 있다. 당연
히 경쟁자들은 분개하고 있다. 하타미를 지지하는 일간지 「살람」에 실린
독자투고는 이렇게 묻는다.

『그러고도 TV방송은 대선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이란의 선거는 회교 성직자들로 구성된 「혁명수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공식적으로 후보가 될 수 있다. 작년의 의회선거에서는 당초 5천
명이 후보로 나서려고 했으나, 그중 40%가 이 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통
보를 받았다.

지난 93년의 대통령 선거 때도 1백명 이상이 후보가 될 생각을 했
으나, 실제로 대선 후보로 나선 이는 겨우 3명이었다.

미 워싱턴의 우드로우 윌슨센터에 교환교수로 근무하는 이란정치
전공의 스티븐 페어뱅크스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들이 정부
에 정통성을 부여하지만, 이란의 체제 하에서는 정통성이 (알라)신으로부
터 나온다』고 말했다.< 이용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