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패션으로 열성 내조하는 「인제 마누라」 김은숙씨 ##.
「인제 마누라」. 지사의 부인 김은숙씨를 잘 아는
지역 구민들은 그녀를 이렇게 부른다. 남편이 안양 만안구에서 13, 14대
의원을 지냈고 경기지사를 2년 가까이 하고 있지만 그녀의 호칭은
「사모님」이 아니다. 김씨가 이처럼 격의 없는 호칭을 얻게 된 것은 아무
하고나 잘 어울리며 소탈한 그녀의 성격 탓이다.
『88년 남편이 처음 정치에 입문해 13대 의원에 출마했을 때 남편
에게 우군이라고는 저밖에 없었어요.』 김씨는 당시 검정색 가방에 남편
명함을 잔뜩 넣고 거리를 헤매다녔다. 부닥치는 사람마다 허리를 굽히고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했다. 충남 논산 출신인 이 지사 부부에게 경기
도는 혈연·지연·학연의 인연이 전무한 곳이었다.
『모 정치인 부인이 선거운동 때 목욕탕에 가서 노인들 등을 밀어줬다
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죠. 하지만 목욕탕 때밀이는 저도 할 만큼 했
어요.』.
김씨는 그 정도는 『일도 아니다』고 했다. 하루 종일 길거리에 검게 눌
어붙은 껌을 떼고 애경사에 위로와 축하를 전하고 선거가 끝나면 벽보를
떼내는 것도 그녀의 몫이었다. 선거 때만이 아니다. 혼자 사는 외로운 노
인들의말 동무가 돼주고 소년소녀 가장의 어머니와 누나가 돼주고 서민들
의 고충과 불만을 함께 울어주고…. 이런 노력을 10년 하고서야 「인제 마
누라」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고 그녀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요즘 들어서는
『인제 마누라야, 보고 싶다』며 그녀를 먼저 찾는 지역 구민들이 적지 않
다고 한다. 그 때문에 하루 4시간 이상 잠자기도 어렵다.
/// "나서는게 아니라 아내도리 할뿐" ///.
이런 「인제 마누라」가 남편의 대권 도전 선언으로 더욱 힘든 길에 접
어들게 됐다. 김씨는 퍼스트 레이디의 자질에 대해 『퍼스트 레이디가 나
라일에 직접 나서서는 안되겠지만 따뜻한 안방에서 벗어나 삶의 현장을
알고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녀는 또 『대통령
의 힘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면서 『일국의 영부인이라면 국
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정확히 간파하고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하는
역할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럼 본인은 어떻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비교적 솔직하게
나왔다. 『물론 제가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 뛰어든 것은 제 남편이 선거에
이기도록 하겠다는 욕심이 먼저였어요. 하지만 판사·변호사·의원·
장관·도지사 아내라는 5가지 내조 경험으로 국민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김씨는 『남편의 정치에 지나치게 나선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녀는 『아내로서 할 도리만 할 뿐』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그녀는
한국 여인상을 강조하는 보통의 정치인 부인과는 달리 몸치장이 과감한
편이다. 짙은 색조화장, 화려한 액세서리, 첨단 패션이 눈길을 끈다. 주
위의 지적도있었지만 그녀는 『정치인 부인은 무조건 뒤에 숨어지내야 한
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솔직한 것이 가장 좋은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그녀는 선거운동 때 『검은색 바지에 하얀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는 참모
들의 충고에 『남들 앞에 선다고 갑자기 수수한 척 하는 게 더 이상한 일』
이라며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기도 했다. 그녀는 유권자들 앞에서 자신의
차림이 좀 튄다 싶으면 『여러분 앞에 서려고 예쁘게 단장했어요. 여러분
이 제 남편을 뽑아줘서 그 월급으로 산 목걸이와 귀걸이도 자랑하고 싶다』
면서 인사를 한다. 멋도 부지런한 사람이라야 부릴 수 있다는 것이 김씨
의 지론.
/// 중3때 만난 `첫사랑'...한때 초등학교 교편 ///.
김씨는 남편 자랑을 할 때가 가장 신나는 듯했다. 그녀는 자신에 찬
모습으로 『우리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애인이에요. 함께 뛰고 함
께 보살피는 동반자』라고 말한다. 자랑도 했다. 『제 남편은 사회의 흐름
을 꿰뚫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안된다는 말
은 맞지가 않다고 생각해요. 제 남편이라서가 아니라 정치인 를 보
면 나라를 이끌어갈 충분한 「탱크」감이라고 봅니다. 국민들은 변화를 갈
구하고 있어요. 그럴려면 제 남편처럼 패기와 강한 도전욕을 갖춘 리더가
필요한 것 아닌가요. 미래 정보사회를 이끌어나갈 리더는 오히려 젊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지사의 대권 도전 선언 이후 그녀 자신도 도전 의
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같았다.
김씨가 이 지사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정국이 혼란스러
웠던 5.16 즈음에 두 사람은 각각 논산남중, 논산여중 학생회장으로 어
떤모임에 참석했다가 알게 됐다. 『회의 도중 누군가가 「긴급동의 있습니
다」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치더군요. 통학차가 올 시간이 돼서 먼저
집에 가야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참 배포도 좋은 애구나 생각했지요.』 그
배포 큰 학생이 지금의 남편인 이 지사였다.
이 지사는 경복고로 진학했고, 김씨는 대전여고에 입학하면서 두
사람은 떨어지게 됐다. 로 유학간 이 지사는 그녀에게 외로움과 미래
에의 각오를 담은 러브 레터를 보냈고 김씨는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
슴이 설렌다』고 한다.
이 지사는 이런 부인에게 만큼은 더없이 자상하다. 부인이 힘들어하면
속옷 바람으로 「백조의 호수」 발레를 추기도 하고 발도 주물러주는 애교
만점의 남편이란다. 이런 이 지사에게 불만이라면 식사 모습이 좀 시골스
럽다는것. 이 지사와 마찬가지로 충남 논산 태생인 김씨는 부친 씨
와 모친 이재순씨의 1남5녀 중 셋째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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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집 입시생은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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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꼬 부부 지사 부부가 뚜렷한 의견 차를 보이는 유일한 분야
가 자녀 교육이다. 이 지사 부부는 고3인 큰 딸 명주와 고2인 둘째딸 진
화와 함께 살고 있다. 아들은 없다. 이 지사는 두 딸에게 『공부 그만하
고 빨리 자라』고 성화다. 밝고 건강하게만 자라면 된다는 지론이다. 이
런 교육철학에 부인 김은숙씨는 반대다. 이 지사가 「깡시골」 출신이어서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한 교육 현장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그래
서 김씨는 아버지 몫까지 성화를 부린다. 고3 큰딸에게는 더도 덜도없는
「고3 엄마」로 대한다.
김씨는 이지사의 대권도전 선언으로 『바쁘다. 바뻐』를 연발한다. 『올
해 우리 집에는 입시생이 두 명』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근언한 표정의 이 지사이지만 가정 생활만은 여자 3명과 소꿉장난이
라도 하는 것 같다. 밤 늦게 귀가해서는 속옷 차림으로 두 딸을 끌어안
고, 이 지사가 바빠 대화가 부족한 날이면 모녀들은 편지로 대화를 나누
곤한다. 아내의 고생을 모르는 이 지사가 아니다. 그는 아내가 힘들어
할때면 역시 속옷 차림으로 「백조의 호수」라며 발레 코미디를 해보이기
도 한다.
부모들의 이런 사랑 때문인지 두 딸 모두 최상위권 성적이다. 부모의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생활을 두 딸이 오히려 이해려고 노력한다. 아침
식사 정도는 스스로 차려 먹는다. 이 지사 부부가 가끔 「냉전」이라도 벌
이려면 딸들은 엄마의 소매를 끈다. 『엄마, 아빠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분이니까 힘들더라도 엄마가 참고 화내지 말라』고 위로한다.
이래서 김씨는 딸 자랑이 늘어진다. 『아빠처럼 법조계를 희망하고 있
는 큰딸은 자기 아빠를 너무 빼닮았어요. 한번도 딸애 얼굴을 본적이 없
는 사람들도 「너 딸이지」하고 묻곤해요.둘째딸도 너무 착해요.아
빠를 닮아서 적어도 저보다는 착한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