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지-룰라- 팬들, 은퇴 비아냥 가사에 분노 ##.

「은퇴선언」으로 한달만에 음반 판매고 25만개를 기록하고 있는 인
기 록그룹 시나위가 「서태지 맞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요계의
은퇴 해프닝을 비판한 이 곡을 두고 와 아이들의 팬들로부터 『서태
지를 지목한 게 아니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말 「은퇴선언」이 발표된 뒤 시나위 사무실엔 그런 항의편지
와 엽서가 하루 1백∼2백통씩 쏟아지고 있다.

시나위측은 21일 『음반이 나온뒤 한달동안 받은 편지와 팩스가 4천
통이 넘는다』며 『그중 대부분은 와 아이들 팬이 보낸 것이지만, 룰
라와 팬들의 엽서도 3백∼4백통쯤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항의 전화와 팩스에 사무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

인기에 항의 사태가 맞물려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은퇴선언」은
시나위 6집의 수록곡. 얄팍한 상술에서 요란하게 은퇴선언을 했다가
번복하는 일부 젊은가수나 그룹들의 비뚤어진 풍토를 신랄하게 야유한다.

「어제 나는 은퇴했었지/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난 눈물
흘렸었지/나의 연극…멋진 말들로 연설을 했었지/ 젖은 눈으로 기다림을
약속하면서 슬픈 연극은 끝났어…기다림에 지칠 때면 다시 돌아올거야 너
희들의 눈 앞으로/ 오늘 나는 영웅이 되었지/ 수많은 아이들이 나를 기다
리며 눈물 흘릴테지」(신대철 작사-곡).

문제는 이 가사 속 상황이 몇년전 커다란 사회적 파문까지 일으켰
던 와 아이들의 은퇴선언을 연상시킨다는 데 있다.

시나위는 가 팀을 결성해 스타덤에 오르기 전인 90년 베이스
연주자로 활동했던 그룹이라는 점에서 팬들이 더욱 흥분하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항의편지는 『와 아이들이 은퇴한 뜻을 왜 모독하느냐』 『세인
의 관심을 끌려고 음악 동료를 매도한 게 아니냐』 『시나위도 해체한다고
했다가 다시 나오지 않았느냐』 『이 노래로 팬들이 입을 상처는 생각해 봤
느냐』 『진정한 뮤지션의 은퇴는 죽음밖에 없다고 했지만, 창작의 고통이
죽음에 가까울 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로 다양하다.

시나위 CD를 깨뜨려 우송한 열성팬도 있었다.

시나위측은 하지만 『앨범을 기획할 때부터 미리 예상했던 반응이라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신대철은 『비뚤어진 가요계 풍토를 전반적으로 비판하려고 만든 곡
일 뿐, 와 아이들이나 특정인을 겨냥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고 주
장했다.

리더 신대철(29·기타) 보컬 김바다(25) 베이스 정한종(26) 드럼
신동현(26)으로 구성된 시나위는 83년 데뷔, 94년 신대철을 중심으로 멤
버를 바꿔 재결성됐다. 95년 강렬하고 개성적인 창법의 김바다를 보컬로
영입한 뒤 다시 한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 권혁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