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미대통령과 보리스 러시아대통령은 20일 동서진영
의 세력재편과정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나토() 동진
문제가 핵심의제로 다뤄질 헬싱키 미-러시아 정상회담을 개막했다.

이날 오후 헬싱키에 수시간의 시차를 두고 각각 도착한 양국 정상
은 측 이동유럽 국가들의 나토편입에 굳은 결의를 보인데 맞서 옐
친 대통령측도 의회의 강경입장 주문을 등에 업고 강력한 저지의사를 천
명, 첨예한 입장 대립을 보였다.

관측통들은 이틀간 계속될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가 타결될 가능성
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저녁 마르티 아티사리 대통령이 주최
한 만찬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정상회담을 개막, 주로 21일 이어질 회
담에서 다룰 의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미대표단 관계자들이 전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나토의 동진문제 외에도 전략무기감축협정
이행문제 등 안보적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두 나라간 현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수술에서 회복했으나 수척하고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대
통령과 무릎수술로 휠체어를 타고있는 대통령은 만찬석상에서 나
란히 앉아 "즉각 이전의 친근관계를 회복, 건강문제에 관해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크렘린궁 대변인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가 전했다.

두사람의 대면은 지난해 4월 이후 근 1년만이다.

2시간여에 걸친 이날 비공식 회담은 "매우 우호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속에서 진행됐으며 대통령은 회담에서 성과가 있게 될 것이라
는 확신을 피력했다고 이대변인은 덧붙였다.

앞서 전용기편으로 헬싱키에 내린 대통령은 "어렵고 심각한
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전제, " 대통령측도 모든 대립적 현안에 대
해 건설적 접근과 타협을 바라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친구로
남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사람이 나토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을 둘러싼 두 나라간
긴장관계를 누그러뜨릴 수 있기를 희망했다.

대통령도 워싱턴을 떠나면서 "나토와 러시아간 강력한 동반
관계를 추진해 나갈 것이며 러시아는 나토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
을 것"이라고 강조, 동유럽진영의 나토편입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원의 강경파 의원들은 나토의 동진정책에 강
력하게 대응할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이들은 `단 한 나라의 나토가입도 유럽안보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는 점을 미측에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어떤 애매한 협정에도
서명해서는 안된다고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이들은 또 나토 동진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토가입 동유럽국에 대한
경제, 외교적 보복조치, 독립국가연합(CIS)의 반나토 군사동맹화, 러시
아-아랍 군사유대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고르 로디오노프 국방장관은 나토와 러시아간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든 전략무기등의 추가감축을 통해 양측간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공화당 진영은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회담에
서 탄도탄요격미사일협정(ABM)의 연장 등 미사일 방위체제의 배치를 지연
시키는 양보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안보적 우려를 달래기 위
한일련의 양보책으로 ABM협정의 연장, 제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Ⅱ) 이행을 위한 시간적유예제공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날 나토 가입의사를 처음으로 분명히 했다.

겐나디 우도벤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브뤼셀에서 열린 한 회의
에서 나토가입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로 삼고있다고 밝히고 나토의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