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벌중 다섯번째 회사는 어느 기업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 기업의 법정관리를 맡고있는 지법 민사50부(재판장 이규홍)
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의 경기침체 영향으로 법정관리가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95년말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재계 순위는 현대 삼성 대우에
이어 선경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의 자산규모는 14조5천억원.
그러나 우성, 한보그룹에 이어 지난 18일 삼미그룹이 법정관리신청을 냄
으로써 지법 민사 50부는 30대 그룹중 3개 그룹의 운명을 떠맡고 있
다. 이밖에 한양 건영 벽산 논노 삼익악기 삼익주택 삼도물산 서주산업
공영토건 등 상장회사 20여개를 포함해 모두 50여개 대기업이 「계열사」
에 등록돼 있다. 민사 50부 소속 기업의 자산규모는 한보가 5조1천4백억
원, 삼미 2조4천7백억원, 우성건설 2조1천1백억원, 한양 1조6천6백억원,
건영 8천8백억원, 벽산개발 3천9백억원 등만 합쳐도 12조 6천억여원. 관
리기업 50여개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선경을 훨씬 능가한다.
은행감독원의 여신 관리액을 기준으로 하면 민사50부는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95년 기준으로 은행 돈을 가장 많이 빌려 쓴 재벌은 삼성그
룹의 4조7천억원. 하지만 작년말 기준으로 한보가 꾼 돈 3조4천억원에
삼미, 우성건설, 한양 등을 더하면 「민사 50부」 관리기업의 여신액은 간
단하게 10조원을 넘어선다. 법정관리를 받은 기업들이다 보니 대출 규모
로 따지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법정관리 대상 기업은 모든 자금거래와 인사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정액 이상의 자금거래와 임원급 인사는 사전결재 사항이
다. 자금과 인사권을 거머쥔 민사50부는 해당 기업의 목줄을 거머쥐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에서는 민사 50부를 「서초
그룹」으로 불러야 되지 않느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