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과연 작년 12월 비밀연설을 어디서 누구를 대상으로 했을
까. 일단 공식적인 회의는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연설 말미에서 김
정일이 『「협의회」를 소집하려다 오늘 동무들을 만난기회에 말했다. 앞
으로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이 모여앉아 협의하고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말한 대목이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대상은 일단 그날 김일성종합대학 시찰에 수행했던 당비서들과 중앙
당의 일부 부부장들이 모인 자리였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
다. 장소는 알 수 없으나 김일성대학 창립 50돌을 기념하는 비공식 행
사장일수도 있으며 다른 일로 간부들을 불러 모았다가 생각난 김에 이
러한 연설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비공식회의인 경우라도 노동당 1호
청사의 김정일 집무실 옆의 회의장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 귀순자는
전했다.
그는 『김정일은 기회있을 때마다 당중앙위 책임일꾼들을 불러모아
주요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곤 했다』면서 『그 내용이 상당
히 비판적일 때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있을때 이 정
도 수준의 비판이 담긴 김정일의 연설을 접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
중앙위 책임일꾼이라면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부부장급 이상과 관
련부처 부부장 이상을 말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농업문제면 조직부와
선전부, 농업관련 부부장 등이 참석한다.
비판적인 내용이 수록된 것은 대부분 비공개이며 「내부말씀」 「비판
말씀」 등이란 제목을 붙여 문건으로 만들어진다. 극비인 경우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에서만 그 문건을 보관하며 전 당간부들이 필
독하라는 지시가 있으면 각급 당조직에 1∼2부씩 비치해놓고 회람-학
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의 연설이나 발언은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등의 부부장이
직접 녹음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