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이 중요" 사회병영화로 위기단속...숙청태풍 예고 ##.

김정일의 작년 12월7일 비밀연설( 19일자 보도)은 북한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위대한 지도자」의 고백이다. 연설내용에 나타난
북한의 현실과 김정일의 정책방향을 조명해 본다.

◇군량미도 바닥난 식량난

김정일은 『식량문제로 무정부상태가 조성되고 있으며 군량미도 바
닥이 났다』면서 『우리에게 군량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 미제국주의자
들이 당장 쳐들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로 가면 해방직후의 반
공의거인 신의주 사건이 터진다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

북한의 위기지수를 김정일 스스로 체감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유
랑민 발생등 김정일이 털어놓은 식량난은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것이
거의 사실임을 입증하고 있다. 다만 과연 군량미까지 실제 바닥났을
지에 대한 검증은 필요할 것 같다. 또 김정일 스스로 식량확보, 그중
에서도 군량미 확보가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더욱 높
아졌다.

◇ 당사업과 사상강화

김정일은 체제위기 극복방안과 관련 『각급 당조직들과 당일꾼들
이 어떻게 책임적으로 일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또 『군인들
과 달리 사회의 청년들이 기백이 없는 것은 당사업에 문제가 있기 때
문이며 당사업이 잘되지 않으니 사회주의 건설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는 인식이다. 계급투쟁을 날카롭게 벌여나가자고 독려
하기도 한다.

그는 또 『식량문제를 사회주의적 방법으로 풀어야지 매 사람들에
게 자체로 해결하라고 하여서는 안된다』면서 『식량문제를 자체로 해
결하라고 하면 농민시장과 장사꾼이 번성하게 되고 사람들 속에 리기
주의가 조장되어 당의 계급진지가 무너질 수도 있다』며 자생적 농민
시장의 활성화 등에도 쐐기를 박고 있다. 경제개혁은 위기 극복이 아
니라 체제멸망의 길이라는 강박관념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
다.

◇경제난 속에서도 군은 강화

군부 우대정책은 연설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그는 『김일성종합
대학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군단정치위원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군인
들은 사상정신 상태가 매우 좋으나 사회의 청년들은 기백도 양기도
없다고 지적한다. 또 그는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서 혁명군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자신이 경제를 맡지 않는 것도 당과 군대
사업에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 강화가 단순한 방위개념이
아니라 전 사회를 병영화함으로써 경제난에 따른 체제 내부의 위기까
지 단속하려는 의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예고된 인사개편

김정일은 식량문제 해결능력 등에 따라 과감히 인사교체를 단행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수령님의 3년상도 치르기전에 간부들을
뗐다붙였다 하기도 곤란했으나 팔짱만 끼고 앉아있는 일꾼들은 앞으
로 계산하겠다』 『앞으로사업이 잘되지 않아 인민들에게 고통을 줄때
는 당 책임일꾼부터 먼저 책임추궁을 하겠다』등의 대목이다. 최근들
어 정무원 농업위원장을 비롯해 각지역 농업책임자를 갈아치우고 있
는 것으로 미뤄, 김정일은 자신의 발언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보
여준 것이라고 하겠다.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이 일을 제대로 못
하면 「로인당」 「송장당」이 될 수도 있다』고 해 황장엽 귀순사건이후
휘몰아친 강성산총리 해임등의 숙청태풍을 미리 경고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숨길것도 없는 현실

김정일은 주민들에게 「식량난」을 있는 그대로 알리라고 지시했
다.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흉년이 들어 국제기구에서 주는 식량을
받아 먹고 있다」 「식량문제로 나라가 큰 곤난을 겪고 있다」 「쌀을
주겠다는 나라도 없다」「쌀이 없어 군량미도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
「돈벌이를 위해 식량을 밀매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내놓고 말
해줘야 한다고 했다. 『쌀이 없다는 것을 가지고 공개강연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당과 인민들의 괴리현상을 막기 위
해서는 더이상 현실을 숨길 수 없다는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