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0대 유부남작가들 가족생계 허덕...사보등에 글품 팔기도 ##.
소설가 씨가 어느 문학상 시상식장에서 후배 작가 A씨를 만났
다. 40대 후반의 A씨는 20년 동안 전업작가로 글을 써 오면서, 등단 초
기에 잠깐 베스트셀러 작가로 각광받은 적이 있지만 그 이후 오랫동안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먼 상태. 김씨는 그런 후배가 딱해 보였는지
한마디했다. 『니, 요즘 소설도 잘 안팔린다며? 그러다가 우얄라꼬 그라
노. 내는 원래 소설이 잘 안팔리지만, 사이다 광고라도 나가서 입에 풀
칠은한다. 그런데 니는 무신 대책이 있노.』 A씨는 연신 담배만 피워댔
다.
전업 작가들은 고달프다. 90년대들어 한국 소설도 장편출간의 시대
를 맞자 직장을 그만두고 창작 전선에 나선 작가들이 늘어났다. 일부
소설가들이 술자리에서 내린 전업작가의 정의는 이렇다. 「일단 결혼을
했지만, 배우자가 아무런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글쓰는 것만으로
가족의 밥줄을 책임져야 하는 작가.」 혈기왕성한 20대 신예들이나 독신
여성 작가들은 이 범주에서 제외된다. 아직 원로나 중견급처럼 사회적
지명도가 높지도 않은 30∼40대 유부남 작가들이 주로 전업작가군을 형
성하고, 베스트셀러를 기록하지 못한 경우 「고개 숙인 아버지」가 될 수
밖에 없다.
30대 후반의 전업작가 B씨는 지난 겨울 동안 장편을 탈고했다. 그동
안 중단편을 쓸 여유가 없었다. 기존의 작품집 인세와 간혹 사보에 발
표하는 콩트만으로는 월수입 1백50만원을 넘지 못했다. 그는 『얼마전에
모아이스크림 회사에서 광고 모델을 제의하면서 2천만원의 계약금을 제
시했다』면서 『돈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했지만 아이스크림과 내 문학이
도저히 맞을 것같지 않아서 포기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자 옆에 있
던 어느 시인이자 평론가가 말을 받았다. 『그러면 작가들은 커피나 술
광고에만 나가야 하나?』맥주를 한모금 삼킨 B씨는 『옛날에 정비석,이병
주선생 같은 분이 점잖은 술광고에 나간 적이 있지』라면서 『요즘에 맥
주광고가 많지만 문인하면 워낙 술을 많는 마시는 인간이란 고정 관념
이 있어서 광고 효과도 없고, 소비자들이 보기에 저 술을 마시면 알콜
중독자가 된다는 공포감을 심어 줄 것이니 어느 광고주가 나서겠는가』
라고 내뱉었다.
현재 문예지의 소설 원고료는 계간지의 경우 원고지 1장당 6천원,
월간지는 4천원 수준. 전업작가들이 소설을 늘이는 경향을 보이자 문예
지측은 중편 2백매, 단편 90매 안팎의 매수 규정을 원고청탁서에 명기
하는 원고료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업작가들에게 가뭄 끝의 단비
와 같은 사보의 콩트는 장당 1만∼1만 5천원. 그나마 10년 전에 책정된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
30대의 전업작가 윤대녕씨는 『지난해 컴퓨터 통신 연재고료로 매월
3백50만원을 받고 기존 창작집 인세와 방송드라마 원작료를 합치면 월
평균 4백∼5백만원은 벌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재가 없을 경우 그는
『1년에 중단편 합쳐서 6편까지 죽어라고 발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문예지와의 대담에서 또래의 모든 전업작가들을 대변했다.
『엄살을 떠는 것이 아니라, 재능이 없는데 억지로 써대고 있는 것은 아
닌가 하고 많이 절망하곤 한다. 아직도 작품을 세번씩 네번씩 고쳐 쓰
고 원고를 넘기고 나서도 활자화되기 전까지는 계속 그 생각만 한다.
하지만 당분간은 계속 쓸 생각이다. 문학에 대한 무모한 열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늙어서도 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생활이야 어떻
게 되겠지.』.
피곤한 전업작가의 길…. 그러나 오늘의 한국문학이 이들의 피곤한
어깨에 달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