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동생 학교자퇴 병간호...하반신마비 아버지 눈물 ##.

봄이 왔지만 이동일군(18)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종로구
송월동 주택가 뒷골목. 폐업한 구멍가게에 딸린 2평 남짓 쪽방에서 동일
이는 절망과 함께 누워있다.

어머니는 동일이가 5살 때 가출했고, 아버지는 재작년 오토바이 사고
를 당해 왼쪽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런 아버지와, 중학생이던 여동생을
부양하려고 동일이는 이를 악물고 살았다.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주유소와 식당을 전전하며 잡일을 했다. 이른바 소년가장. 그러나 항시
웃는 낯으로 불행을 이겨보려던 동일이를 거꾸러뜨리는 재앙이 또 닥쳤
다.

지난 1월3일. 동일이는 친구집에서 나오다 쓰러져 노원구 공릉
동 원자력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골수암」. 암
세포가 왼쪽 무릎 뼈에 깊이 침투했고, 다른 기관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둘러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부터 동일이 집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가난했지만 쾌활했던 동
일이는 항암치료로 갈수록 쇠약해져갔다. 머리카락은 어느새 듬성듬성해
졌고, 새처럼 가늘어진 왼쪽 무릎엔 하얀붕대가 감겨 있다. 몸무게도 평
소보다 7㎏이나 줄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여동생(16)은 들떠야 할 입학식 날 자퇴서를 내고
오빠 간호에 매달렸다. 두 자녀를 바라보며 힘든 삶을 살아오던 아버지
는 아들 치료비 문제로 밤잠을 못 이뤘다.

아버지는 『차라리 내가 암에 걸렸더라면…』하고 가슴 아파했지만, 숨
져가는 아들에게 해줄 게 없다. 자신의 치료비로 이미 수천만원을 날렸
고, 성치 않은 몸으론 돈벌이의 길도 없다. 가끔 해 오던 배달용역도 아
들치료 때문에 그만둔 상태다.

아버지는 1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집에서 요양중인 아들을 위해 백방
으로 수소문하고 다닌다. 치료비 도움을 받기 위해 동사무소, 구청, 사
회복지재단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쑥, 죽염, 민들레, 다슬기 등
암에 좋다는 약을 구하러 하루에도 몇차례 경동시장을 찾아 다닌다.

병원에서 잡아준 2차 항암치료 날짜가 지난달 24일이었지만, 동일이
는 아직도 작은 쪽방에 누워있다.

『어릴 때는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동일이는 그 쪽방에서 힘
겹게 희망을 붙들고 있다. < 조형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