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들은 13일 전국위에서 새대표가
누가 지명될지를 놓고 하루전인 12일 밤 늦게까지
숨바꼭질을 했다.
대표를 비롯한 고위당직자들은 물론,
각 대선예비후보 진영들이 모두 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취재」에 열을 올렸으나 윤곽이 쉽게
잡히지 않았던 것.
그만큼 보안 속에 인선 및 통보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인데, 핵심부의 시나리오는 「대표내정자가 당고문 등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연락해 양해를 구하고 이들 고문
등을 통해 인선내용이 자연스럽게 언론에
고지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새대표가 전총리란 사실은 몇차례의
곡절을 거친 뒤에야 이날 밤 늦게 확인됐다.
숨바꼭질은 오후 6시30분쯤 강인섭
정무수석이 『당사자에게 (대표 내정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강수석은 내정자가 고문들에게 사전 통보한다는
시나리오 때문인지 내정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당에서 취재해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 직후 제일 먼저 나온 게 「김종호대표설」이었는데
김의원이 이날 낮부터 한동안 잠적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김대표설은 일부 방송에까지 보도돼 당관계자들이
확인하는 소동을 겪었다. 이날 저녁
고위당직자들은 여의도에서 대표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가 이 소식을 접했는데
사무총장 등이 강수석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김대표설을 부인했다.
강총장 등은 또 『누군지는 모르지만 당고문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민주계인 고문 대표설이
부상했다. 고문이 입원하기 전까지
민주계는 최고문 대표를 강력 주장해 왔는데,
대타로 김고문이라도 밀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김고문은 이날 민주계 중진들과 만찬을
하고난 뒤 집에 들어와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등장한 게 「영입파 대표기용설」. 그래서 거론된 게
, , 고문 세명의 이름이 떠올랐는데,
민주계 당직자들도 가능성을 놓고 삼분되는 등
혼란한 흐름이 한동안 계속됐다.
이중에서도 고문은 이날 밤 늦게까지 집에
들어 오지 않은 채 연락이 되지 않아 평소와 크게
달라 주목됐다. 그는 또 이날 아침 에 올라
갔던 것으로 확인돼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으로부터
대표사실을 통보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돌았다.
이고문 진영은 비서실장 등 참모들도
연락이 안됐다.
이고문은 밤 11시30분쯤에야 귀가했는데, 집안에
들어가면서 『피곤하다. 아니다』는 말만 남겼다.
그러나 측근들은 독대사실을 시인하고 대표
기용설에는 시인도 부인도 안했다. 목소리도
밝았다.
이고문과 측근들이 이날 저녁 무엇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시내에 모여 대책회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이다.
당직자들은 대표설이 나돌자, 크게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김대통령 직계들은 특히 그랬다.
이들은 그동안 이고문이 자신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여권후보로 부상되어 온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는데
상황의 급반전이 이뤄지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들은 『대통령께서 그만큼 시국이 위급하다고
판단, 권력누수를 감내하면서 정국을
정면돌파하기로 결심한 게 아니냐』는
반응들이었다.
한편 이날 밤 늦게까지 대표설도 나돌았으나
그는 『통보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동안 대표기용설이 꾸준히 나돌았던 이한동 고문은 이회창대표
기용설에 대해 "아직 정확한 정보를 얻지못해 뭐라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내일 아침 상황 파악을 한 다음에 잊방 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