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공릉동 한국 외국어대학 외국인 교수아파트. 2개동
56가구, 각 15평 남짓한 이곳 아파트엔 미국 영국 일본에서부터 태
국 베트남 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37개국에서 온 이방인
교수들이 한지붕 아래서 살고 있다.
겨우내 적적했던 이 작은 지구촌은 요즘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방학에 본국에 갔던 교수들이 모두 돌아왔고, 12명의 신참들이 새
로 둥지를 틀었다.
신참들은 곳곳에서 조그만 「파티」를 열어 고참 동료교수들을 사
귀는 중이다.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출강한 에드위나 삿모코 타뇨교
수(40·여·인도네시아어과)는 『나도 그렇게 해서 불과 6개월만에
많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프레드 셀릭슨교수(51·
영어과)는 신참 교수들을 공동체로 끌어들이는 「조교」 역할을 맡는
다. 한국 음식과 버스 지하철 이용법 같은 생활의 지혜도 가르친다.
셀릭슨교수는 『이곳에서는 기독교권이나 이슬람권 처럼 문화관습이
상반된 나라 사람들도 쉽게 융화된다』고 말했다.
학기말이면 모든 식구들이 참가하는 팟럭(Potluck) 파티가 열린
다. 기혼자들은 제각기 자기나라 음식을, 독신 교수들은 맥주 한상
자씩을 들고와 아파트 앞뜰에 판을 벌인다. 스파게티, 피자, 생선
회, 바베큐, 중국 만두, 프랑스 두부요리, 호주 연어구이, 멕시코
파히타 같은 세계의 산해진미가 등장하고, 교수들이 자신들의 18번
을 선보이는 아마추어 국제 가요제가 열린다. 설운도, 조용필 노래
는 단 골레퍼토리다.
이 대학 김진수홍보과장은 『이 아파트가 외국교수의 숙소 뿐 아니
라 국제교류센터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