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기자】최근 사망한 등소평(덩샤오핑)의 친구인 팽진(펑
전·94)의 사망설이 파다하다. 지난 2일 북경(베이징) 한 병원에서 사
망했다는 것이다. 물론 북경 당국은 공식 언급이 없다.

팽진은 등보다 2살 연상이지만 작년 9월 북경 시내를 걸어다닐 만큼
건강했다. 등의 장례위 명단에서도 서열 5번째로 올랐다. 그러나 등사
망 직후 위독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끝내 장례식에도 참석치 못했다.
전란과 격변으로 이어진 중국 현대사에서 이들 만큼 평생 우의가 돈독
했던 사이도 드물다. 평생 바늘과 실처럼 붙어 다닌 이들의 관계는 사
망도 불과 8개월 간격으로 나눠했던 모택동(마오쩌뚱)-주은래에 비교되
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1920년대 중국 공산혁명에 뛰어들어 항일 게릴라 활동,
대장정, 장개석(장제스)와의 「해방전쟁」 등을 겪으며 생사고락을 같이
한혁명동지다. 1966년 문화대혁명 때 혁명 동지들이 서로 배반-밀고-증
오의 사이로 바뀌었지만, 당시 부총리였던 등과 북경시장이던 팽은 끝
까지 서로를 감싸며 고난을 헤쳐갔다. 당시 등의 장남은 홍위병들에 의
해 건물 위에서 떼밀려 불구가 됐고, 팽부부는 밧줄에 묶인 채 역적으
로 몰려 시내행진을 강요당하는등 수모는 가혹했다. 두 사람 모두 모택
동의 권위주의와 교조주의를 배격하고 시장경제 도입을 주장했기 때문.

권좌에 복귀한 등소평은 1979년 팽진을 실각 13년만에 복권시켰다.
이후팽은 등정책의 열렬한 옹호자를 자임했고, 지난 83년부터 한국의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일하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자』는 등의 제의로 88년 공직에서 동반 은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