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린 흑인영가...세기의 목소리 다시 듣는듯 ###.

「뉴욕=이영주(재미 음악칼럼니스트)」
지난달 27일밤 뉴욕 에선 미국이 낳은 위대한 흑인성악가
마리안 앤더슨의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1928년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던 마리아 앤더슨은 1965년 고별 연주
회까지 생애 50여회 이 무대에 서 이번 콘서트는 더욱 의미가 컸다.

이날 연주회에는 로버트 셰어가 지휘하는 세인트 룩스 오케스트라
와 모간주립대 합창단, 그리고 소프라노 제시 노먼과 실비아 맥네어,
메조소프라노 플로렌스 퀴바, 드니스 그레이브스 등이 출연해 흑인영
가와 아리아 등 마리안 앤더슨이 즐겨 불렀던 곡들을 연주했
다. 연주곡마다 바이얼리니스트 아이작 스턴, 지휘자 제임스 디프리
스트(앤더슨의 조카), 리타 도브(시인), 베티알렌(메조 소프라노, 할
렘예고 명예교장), 윌리엄 워필드(성악가), 로베르타 피터스(소프라
노) 등 마리안 앤더슨의 지기들이 나와 그녀와의 일화이며 그 곡들에
얽힌 사연들을 들려주어 감동을 더했다.

이날 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제시 노먼이 브람스의 「알트 랩소디」
를 불렀을 때. 마리안 앤더슨이 이 곡을 레코딩할 당시 10살 소녀였
던 제시 노먼은 그때부터 마리안 앤더슨을 마음 속의 헤로인으로 삼
고 성악가의 꿈을 키웠다. 제시 노먼의 깊고 정감있는 노래가 끝나자
청중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마리안 앤더슨은 내게 있어 친구이자 이웃이었다』고 말문을 연
아이작 스턴은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있다』고 말
해 분위기를 숙연케 했다. 조카인 제임스 디프리스트는 어린 시절
『숙모의 흑인영가를 들으며 정서적으로 대단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고 회고했다.

1897년 2월27일 필라델피아의 흑인 동네에서 태어난 마리안 앤더
슨은 15세 때까지 정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뛰어
난 목소리는 흑인이라는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어 그녀를 세기적 콘트
랄토로 우뚝 세웠다.

미국에서 보다 유럽에서 먼저 폭발한 그녀의 명성은 작곡가 시벨
리우스와의 만남으로 더욱 빛을 발했고, 지휘자 토스카니니도 그녀를
가리켜 「한 세기에 한 명 나오는 목소리」라고 감탄했다. 1955년엔 흑
인으로선 처음으로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서 오늘날 기라성같은 흑인
성악가들이 배출되는 기반을 닦기도 했다.

최근 는 「두 사람의 마리안 앤더슨」에 조명을 맞춘 기
사를 냈다. 「우리 세기 최고의 콘트랄토」와 「흑인 민권운동의 기수」
가 그것이었다.

사람들이 그녀를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벨벳같은 목소리로 영
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올려주는 예술인으로서 뿐 아니라 그녀가 인
간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준 진정한 품위와 고귀함, 용기, 사랑, 인내,
용서의 마음 때문이다. 마리안 앤더슨은 후에 미국 정부로부터 「자유
훈장」을 받기도 했고, 대표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번 연주회는 무대 중앙에 마리안 앤더슨의 젊은 시절
상반신 대형 슬라이드가 비쳐지면서 그녀가 부르는 흑인영가 「깊은
강」으로 시작되어, 링컨 메모리얼에서 눈을 감고 노래 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비쳐지는 가운데 그녀가 부르는 영가 「주께서 온 세상을 얻으
셨네(He's Got the Whole World)」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