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버지」가 여전히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사실 요즘 우리 사회는 경제 불황과 더불어 태풍처럼 불어닥친 명
퇴, 조퇴 때문에 아버지들이 갈수록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 소설은 그간
「침묵을 지켜온 아버지들」의 심리를 잘 대변해줘서 큰 공감을 얻은 모양
이다.
소설 「아버지」는 이렇게 전개된다. 암에 걸린 뒤에도 아버지는 여
전히 가족으로부터 소외된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헌신적 행동을 뒤늦게
알고는 아버지와 화해 하지만 아버지는 임종을 맞는다. 이 소설은 몇가지
음미할만한 의미가 있다. 그 아버지는 틀에 박혀사는 좀 고지식한 사람
이다. 그는 모든 것을 아버지로서, 혹은 남편으로서 혼자 감당해야된다
는 「양심」도 갖고 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족들에게 뚜렷이 비
난 받을 짓은 안했다. 스스로는 가정적인 남자라 생각했다. 그런데
도 그는 응당한 대접을 못받았다. 오히려 소외만 느꼈다.
반면 아내는 어땠나. 그녀는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등 남편보
다 애들 교육에 더 열을 쏟았다. 부부 싸움도 없는 듯 싶었다. 그녀는
현모양처로만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을 「편하게」 맞아 준 것 같진
않다. 자녀들을 무의식적으로 자기편에 끌어들였다는 인상도 준다. 해서
자녀들은 가뜩이나 표현력이 부족한 아버지에 대해 그 이해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존심을 지키려는 아내의 성격도 부부간 대화
를 줄였다.
물론 가장으로서 아버지는 효과적인 대화법을 아예 모르는 편이었
다. 그래서 갈수록 서로 간에 오해와 긴장이 쌓였다. 아버지는 일탈행
위(외도)로 퇴행과 낭만이 어우러진 사랑의 환상을 좇으려 한다.
아내와 딸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한다. 하나 결
국엔 서로 그 아픔의 실체를 공감하게 된다. 가족간의 부정적 감정의
벽은 허물어지고 만다. 평소 가족간 솔직한 「정서적 의사소통」이 얼마
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 작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