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무장관의 「독설」이 외교가를 뒤흔들고 있다. 좀처럼 직설을
찾아볼 수 없는 외교서클에서 에르베 드 샤레트 외무장관(59)의 갖가지
돌출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드 샤레트는 최근 말썽많은 프랑스 이민법에 대해 유럽의회가 참견하
려 들자 지난 26일 TV인터뷰에서 『이는 내정간섭』이라며 『유럽의회는 이
름값도 못한다』고 쏘아 붙였다. 이에 격분한 호세 마리아 힐-로블레스
유럽의회 의장은 불과 몇시간 후 예정돼 있던 드 샤레트와의 회담을 최
소해 버렸다.

드 샤레트의 돌출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미국, 영국, 아
일랜드를 상대로 이보다 훨씬 강도높은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우선 지난해 12월 (나토) 본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퇴임을 앞둔 워런 크리스토퍼 당시 미 국무장관을 위한 건배도중 퇴장해
버렸다. 당연히 고의로 크리스토퍼를 무시하는 결례를 범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을 겨냥, 자이르에 대한 국제 개입군 파견에 주
저하는 국가들을 『줏대없다』고 비난했다. 또 전임 알랭 쥐페 외무장관
시절에는 우호적이었던 프랑스-아일랜드 관계를 말 한마디로 냉각시켰다.
새로운 유럽연합조약을 위한 아일랜드 초안을 『정말 평범하다』고 일축해
버렸던 것.

드 샤레트의 오만함은 그가 귀족가문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
다.

그러나 유럽의회의 입김을 견제하려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작전에 따라 그가 발언수위를 조절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샤레트는
시라크 대통령의 경쟁자 에두아르 발라뒤르의 측근 시절 「시라크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 지난 95년 외무장관직에 올랐다. < 정재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