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월드컵 예선전에...임원들이 십시일반 모금 ###.

「부모없는 선수단」. 하키남자대표팀은 3월4일부터 15일까지 말레이
시아에서 열리는 98월드컵예선전에 단장도 없이 28일 떠난다. 한보사
태 여파 때문이다. 대한하키협회는 지난 1월 하순이후 회장사인 한보
부도사태로 정보근회장으로부터 찬조금 지원이 끊긴이후 임원들이 호
주머니를 털어 버티고 있다. 궁핍한 살림에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단장을 파견치 않기로 결정했다.

통상 협회임원들이 번갈아 맡아왔던 단장은 「아버지」같은 존재. 협
회는 단장과 함께 주무도 파견치 않는다. 주무는 부식거리를 챙기는등
선수들이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뒷치닥거리를 도맡는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한다. 협회 양성진 사무국장은 『단장-주무 없이 선수단을
떠나보내려니 마치 부모잃은 고아들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며 안타
까워 했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도 다행인 상황이다.선수단 20명의 대
회 출전 경비는 약 3천7백만원정도. 이중 2천880만원을 국고보조로 충
당했다. 나머지는 부회장단이 십시일반으로 거들었다. 경기인 출신들
인 이들은 그렇다고 번듯한 재력가들도 아니다. 부회장중 심재원씨는
삼부산업이라는 조그만 기업을 경영해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은편이고,
이영수 신현주 박영조씨는 대학 교수들.

지난 94년 호주월드컵에 이어 사상 두번째 본선 진출을 위해 연말
연시에도 땀흘려 온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들을 비
롯한 임원들은 내달 하순 열리는 올시즌 첫 국내대회인 97춘계대회경
비 2천만원도 나눠 부담키로 이미 결정했다. 협회사무국은 가급적 국
제전화등을 자제하며 월 2백만원씩 나오는 체육회 행정지원비로 버티
는 중이다. 재벌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보면 궁상스
러울 지경이다.

출전을 앞둔 대표팀 골키퍼 구진수의 『언제는 어렵게 운동 안했습
니까』라는 반문에는 투지와 함께 비인기의 설움이 짙게 배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