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우연의 역사 3.
귀도 크노프 지음 이동준 옮김 자작나무간 241쪽 6천8백원.

독일 방송 TV시리즈 「역사를 만든 사진들」 제작을 담당했던
저자가 취재를 바탕으로 저술한 책. 1933년부터 1976년까지 현대사
의 결정적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들을 선별한 뒤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내 당시 상황을 들어보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역사의 뒤안길
을 추적하고 있다. 스페인 내전,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 스탈린 독
재, 남아공 소웨토 흑인학살 등의 현장을 담고 있는 사진을 보면
「현대사는 사진의 역사」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1945년 소련군에 의해 제2의 아우슈비츠로 불리던 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풀려난 쌍둥이 베라와 올가 자매의 표정없는 얼굴 사진
은 그들이 겪은 고통을 말해준다. 베라는 수용소에서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의학실험에 동원됐다. 3천명 가운데 살아남은 1백
80명에 속했던 올가 역시 완전히 폐인이 됐다고 증언한다. 1976년
소웨토폭동 때 피흘리는 소년을 안고 있는 사진을 통해 남아공의
인종차별을 증언한 샘 느지마는 일약 유명해졌지만 본래 직업인 사
진작가를 그만두고 잡화상을 하고 있다는 일화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