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는 25일 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석지 않았다. 김영삼대
통령이 『아들의 허물은 아비의 허물』이라며 『일체 사회활동을 중단하는
등 근신토록 하고 제 가까이에 두지 않겠다』고 말한 날이었다.

「김씨는 이날 시내 모처에서 처참한 심정으로 TV를 통해 김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았으며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
다. 그는 김씨가 일요일인 23일 가족 예배때 김대통령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며 어떤 조치도 달게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
다.

김씨는 당분간 국내에서 대외접촉을 일체 끊고 「고독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외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또 다른 관
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적당한 시점이 오면 일본등 해외에 나가 강의와
학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날짜로 폐쇄하겠다고 말한 중학동 사무실은 이날도 적막했다. 사
무실앞에는 10여명의 보도진들이 몰려있었으나 오전 8시30분쯤 인터폰을
통해 『소장님이 안나오셨다』는 여직원의 인기척만 확인됐을 뿐 그 이후
에는 사무실 안쪽에서 어떤 반응도 없었다. 아직 사무실은 철수하지 않
은 것으로 보였다.

이 빌딩 소유주인 미진빌딩 직원들도 『사무실 계약을 취소했는지는
잘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떤 내용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사무실로는 이날 2통의 서신이 배달됐는데 「U.N.에 대한 일본의 영원
한 임무(Permanent Mission of Japan to the United Nations)」라는 일본
인의 편지와 현철씨의 박사학위 취득 축전이었다.

「현철씨와의 만남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편지는 『박수길대사
의 주선으로 김현철씨를 만나게 돼 기쁘다. … 당신의 아버지 김영삼대
통령이 한일포럼 발족시 보내준 은혜에 감사드리며, 미래 양국간 관계개
선을 위해 당신과 계속 접촉을 하고 싶다. … 당신이 U.N. 청소년 연합
한국지회장이 된 것을 축하한다. 이 도전의 시점에서 당신의 일이 모두
이루어지길 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다른 서신은 박사학위 취득 축전인데 현철씨는 「초기 조직사회화
과정에서의 조직사회화전략의 역할에 관한 연구-우리나라 전자산업을 중
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이날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