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미관상 별 인기가 없던 다가구 주택, 그러나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멋도 있고 살고 싶은 집이 될 수 있다. 제 15회 건축상에
다가구주택으로는 이례적으로 은상에 선정된 강서구 등촌동 「가가불이」가
그런 집이다.
대지 44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79.9평에 불과한 작은 건
물이지만 건축가의 예술혼이 듬뿍 배어 있다. 가가불이라는 말그대로 이
집에는 담이 없는 대신 그자리에 나무를 심고 동그란 쌈지 마당이 있다.
집 가운데의 중정 즉 쌈지마당에 들어 서면건물 한 가운데가 탁 트
여 하늘이 올려다 보인다. 도로에 면한 벽은 소음을 방지하고 사생활
을 보호하기 위해 조그마한 창 몇개만을 낸 대신 쌈지마당에 면한 안쪽벽
에 창을 냈다. 쌈지마당을 중심으로 집이 둘로 나뉘어 있어 그사이 공
간으로 빛이 들어 온다.
조그마한 온실이 딸린 부엌은 향상 햇볕을 듬뿍받으며 마당을 내려
다 볼 수 있어 마치 전원주택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집주인은 말했다. 외
관은 콘크리트와 블록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마치화랑건물같은 느낌을 준
다.
건축주 신현옥씨(46)는 『일생에 한번짓는 집인 만큼 돈은 조금 더
들더라도 집장사가 아닌 건축가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면서 『터가 좁은데
안에도 환하게 빛이 들어오고 바람도 분다』고 말했다.
신씨는 2,3층에 살고 있으며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세를 놓고 있
다.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 이일훈씨(이일훈연구소대표·44)는 『좁은 대
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3개월동안 연구해 설계했다』면서
『건축주가 이익만 따지지 않고 건축가를 믿고 맡긴 덕분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