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황장엽의 「망명」을 묵인할 의사를 점차 분명히 함에 따라 사
건 해결을 위한 우리의 대중국 외교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초대 주중
대사를 지낸 노재원(65)씨의 제언을 싣는다..

@@@ `정치적 의미 배제' 중국당국에 촉구할 때 @@@.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귀순 요청 사건은 그에 대한 발상을 전
환하면 쉽게 풀어질 수 있다.

중국은 이번 사건을 「외국인이 북경을 방문했다가 자신의 뜻대로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일」로 규정하고 있다. 「납치」니 「귀순」이니 하
는 것은 중국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굳이 황이 귀순했다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북한 사람인 황이 중국의 치외법권지역인 우리나라 대사관 영사부건물
에 들어와서 우리나라로 가고 싶다고 하니 보내달라고 하면 되는것이
다. 이번 사안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황은 자필 서한에서 『중국에서 일을 일으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중국 벗들에게 폐를 끼친데 대하여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듯이
반중국 분자도 아니다. 중국이 황을 내보낸다고 해서 내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없는 것이다.

중국이 시간을 끌면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중
국은 인권문제로 서방으로부터 오해를 받고있다. 따라서 이 사건이 장
기화될수록 이런 오해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실제적인 문제이다. 영사부 건물에는 북한 요원들이 경
계를 하고 있는 등 물리적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그러니
중국에 대해 「골치아픈 일을 자꾸 붙들고 있지 말고 해결하자」고 설득
할 수있다.

그러나 중국은 동맹국이기도 했던 북한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이 황의 자유의사를 확인했다고 해서 곧바로 내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시간을 끌테니까
이번 사건에 대한내부 입장을 정리하라」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 이
런 시간 여유는 우리가 중국에 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이 「갈
테면 가라」고 말하게 된 것도 이런 조율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황의 경로와 관련, 이나 미국이 경유지가 될 것이란 이야
기가 나오고 있는데 중국은 그런 식으로 해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
다. 중국은 이 지역의 강대국이며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다. 따라
서 잔재주는 부리지 않을 것이며 자주적인 자존심을 과시할것이다. 납
치가 아닌 것이 확인되고 북한에 필요한 여유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면 바로 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 중국이 얻을 실익은 많지않다. 그러나 장기화되면 될
수록 그 적은 실익도 줄어든다고 할수 있다. 아마 정부도 이런 식으로
중국과의 교섭을 진행중일 것이며 중국도 이런식으로 해결방향을 잡을
지도 모른다.

황의 사례는 앞으로의 선례가 될 수 있다. 중국도 이를 걱정할 것
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일이가 「갈테면 가라」고 했듯이 우리는 「올
테면 오라」는 개방적인 입장을 대외적으로 취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겠다는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막을 수가 있느냐는 논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