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김정일생일맞아 꽃탑...전화없어 연락 안돼 ###.

【북경=정웅기기자】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황장엽이 한국 대
사관에 귀순을 요청하기 직전, 하룻밤을 묵었던 북경(베이징) 시내 북한
대사관은 14일 정적이 감돌았다.

약 1만2천평 부지에 8개 건물로 이뤄진 대사관 부지엔 외교관 번호
판을 단 차량들이 가끔 드나들 뿐 사람의 그림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정문 입구 오른편에는 3m 높이의 홍보게시판에 한자로 「최고혁명역
량의 사령관」과 「조선인민의 최고영도자」라고 표기한 김정일의 홍보사진
30여장이 게시돼 있었고 부근엔 경비병만이 출입자를 일일이 검문하고 있
었다.

북한 대사관이 위치한 곳은 북경 시내 중심지 대사관구역 중에서도
노른자위다.

북경 4대 공원중의 하나인 일탄(러탄) 맞은 편에 자리해 전망도 좋
은 데다, 면적도 넓어 북경내 각국 대사관 중 4번째로 크다.

현재 황장엽이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 영사부 건물과는 직선
거리로 약 4㎞ 떨어져 택시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사관 내부는 본관, 관저, 아파트, 영사부로 구분돼 있다. 본관
은 4층 건물로 1층 일부와 2층 4층이 사무실로 쓰이며, 1층은 귀빈응접실
및 일반 응접실이 설치돼 있고, 북쪽으로 이어져있는 건물은 영화관, 연
회장으로 쓰인다.

김일성 부자 생일때 등 연회할 때는 먼저 영화관에서 홍보영화를
관람한 뒤 연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

80년대까지만 해도 일부 연회에는 북한측 전문요리사나 종업원을
고용했으나, 90년대 들어 경제사정이 악화된 뒤로는 대사관 소속 운전사
부터 대사부인에 이르기까지 대사관 식구들이 총동원돼 음식을 준비하고
수발을 든다는 것.

대사관 본관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3층건물의 관저가 자리잡고 있고,
왼쪽편의 소규모 공지에는 이틀앞으로 다가온 2.16 김정일 생일을 기념
하는 기념꽃탑이 설치돼 있었다.

관저 북쪽으로 3층짜리 시멘트 아파트형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바
로 숙소이다.

대사관 구역 중앙에서 북쪽으로 다른 나라 대사관 구역에서는 볼
수 없는 3층짜리 시멘트 아파트 3동이 지어져 있다.

이곳이 바로 황장엽이 일본에서 열렸던 세미나에 참석하고 북경에
도착, 하룻밤 머물렀던 대사관 숙소이다.

이 곳은 원래 운동장으로 북경내 북한 유학생, 상사주재원, 북한측
조선족교포(조교)들의 체육대회 등 장소로 활용했으나 80년대북한경제가
기울어지기 시작하자 이곳에 아파트를 지어 북경을 방문한 북한인들의 숙
소로 이용해왔다.

숙소는 일반적으로 침대와 거울 화장실 등 기본적 시설만 돼 있고,
식사는 숙소내 식당에서 해결하는데 주로 된장국에 무 장아찌가 제공된
다.

숙박비는 방값 1달러, 식사 1달러 등 1박에 2달러.

숙소에는 전화가 없어 외부와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숙박자들은 가장 북쪽 건물에 이어져 있는 대사관 영사부를 통해서
만 외부 인사와 접촉할 수 있다.

영사부는 숙박자들을 관리할 뿐 아니라 북경에 나와 있는 1백여개
북한 상사주재원과 1백명 미만의 유학생 및 북한이 국적으로 돼 있는 조
선족 교포 1천명을 관리하고 있다.

영사관은 이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번꼴로 사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

황장엽 귀순 이후 각국 기자들이 대사관을 취재하자 대사관 경비는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