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에 2차 저작권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발단은 민음사, 창작
과 비평사, 문학과 지성사, 세계사, 문학동네등 계간지와 소설 출간이 활
발한 문학전문 출판사들이 2차 저작권 사용권을 요청하면서 부터.

출판사들이 책 출판에 이어 그 책의 영상화에 「중개자」로서 간여,
원작료의 일정 부분을 작가와의 협의 하에 2차 저작권료로 배당받는 조항
을 출판계약서에 명문화하려고 하자, 30대 젊은 작가들이 이에 반발하면
서 대책 회의를 갖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동인문학상과 올해 현대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한 작가 이순
원씨의 주도로 13일 오후 3시 인사동에서 열리는 모임에는 구효서 박상우
신경숙씨등 90년대들어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 30여명이 대거 참석할 예
정이다.

이 같은 논란은 멀티 미디어 시대를 맞아 출판물의 영상화는 물론
CD롬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활자 문화와 영상 문화의 만남이 빈번해지자
생겨난 새로운 현상이다.

이인화씨의 「영원한 제국」, 공지영씨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
라」 등 최근 영화화된 소설들이 주로 30대 작가들의 작품이고, 부활한 드
라마 「TV문학관」도 이른바 90년대 작가들의 중-단편을 선호하고 있다. 따
라서 30대 작가들은 이 같은 출판계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 밖에없다.

『원래 출판계약서에 2차 저작권 사용 조항이 있다. 소설이 영화,
연극, 방송, CD롬 등으로 재사용될 때 출판사가 받을수 있는 저작권료가
그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의 영화사와 방송사는 내부적으로 규정
된 원작료의 범위 내에서 작가들과 직접 협상을 해왔고, 정작 판권을 갖
고 있는 출판사는 뒷전에 있었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경우 방송사가 중
편소설은 3백만원, 단편은 1백만원의 원작료를 제시한 뒤 내부적으로 결
정된 금액이니 작가들 보고 따라 오라고 하는데, 이것은 말도 안된다.이
제 출판사가 나서서 매니저 역할을 함으로써 원작료 인상도 가져오고, 출
판사의 출판권 보상도 받을때가 됐다.』(채호기 「문학과 지성」편집주간).

『외국 출판사의 경우 자기들이 펴낸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질 때 영
화사가 작가에게 주는 원작료의 50∼60%를 2차 저작권료로 받는다. 이같
은 규정은 출판사가 한 작가를 발굴하고 홍보를 하면서 「작가만들기」에
들인 비용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이영준 「민음사」 편집주간).

그러나 요즘 영화와 방송계에서도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은 출판
사의 이같은 움직임이 「재산권 침해」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현행 에 따르면 작가가 출판사에 영구
판권을 넘겼을 경우에도 공동 소유가 아니라면 저작권은 작가 사후 50년
까지 작가와 가족들에게 있다』면서 『국내출판사들이 외국의 예를 들고 나
오지만, 작가가 특정출판사에 전속되고, 출판사는 그 작가의 이미지관리
까지 하는 외국과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작품의 원작료는 작가가 자존심을 갖고 영화-방송계와 협
상을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올려받을 수 있고, 내 경우 장편 「압구정동에
는 비상구가 없다」의 영화 판권료로 5천만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
다.

비문학 작품의 경우 출판계에선 이미 2차 저작권이 인정되고 있다.

「한글과 컴퓨터」에서 CD롬으로 제작한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경우CD롬 초판 소매의 인세는 저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지만, 재
판부터 저자와 창작과 비평사가 7대 3의 비율로 인세를 나눠 갖기로 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