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의 기준은 평균에서 출발한다. 평균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친근감이 있고, 이성으로서도 끌릴때 사람들은 「미인」이라고 느낀다.

한국인 얼굴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조용진교수(교대)는 요
즘 사람들이 꼽는 미인은 「미간에서 코끝」까지의 경우 62㎜라고 한
다. 평균 64㎜보다 조금 짧다. 이런 방식으로 얼굴의 70군데를 계량
화해 완성한 「완벽 미인」을 현실속에서 찾아보면 탤런트 과
엇비슷하다고 조교수는 밝힌다. 평균에 기초하되, 그보다는 눈이 크
고, 코가 높고, 입이 큰 형이다. 서구적으로 경도된 미감이다.

미인도 지방색이 있다. 왕년의 탤런트 정윤희는 입술윤곽이 분
명한 전형적인 남방계 미인, 등 굴곡이 적은 얼굴에
눈썹이 흐린 형은 북방계 미인, 중안이 넓고 코가 높지 않은
는 화남계 미인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은 미인의 요건중 일부일 뿐이다. 아름다움이란,
눈으로봐서 일단 평균치에 가까워야 하지만, 보는 이의 논리적인 평
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아리따운 어떤 여성
이 명문가의 잘 교육받은 규수라면 갑자기 더 예뻐보이는 식이다.

동서양을 통틀어 아름다움을 규명하려 한 수많은 철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은 미인의 공통적인 기준으로 「쾌감」을 꼽는다. 보면 괜
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아름다움은 결국 보는 이의 눈과 귀와 촉감
을 즐겁게 하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타계한 미술사학자 김원용박사는 아름다움의 근본을 자연에서 찾
았다. 『자기 주변에서 보는 무해의 부드러운 것, 직선이 아니라 유
선, 각이 아니라 원, 그리고 생명과 관계되는 따스한 것, 온화, 온
난, 정이 통하는 사랑스러운 것, 그리고 안전 안정감을 주는 균형잡
힌 것, 조화된 것』(한국미의 탐구)에서 한국인들은 미를 발견한다고
했다. 조선시대 미인도가 숱하게 많지만 그림 속의 얼굴이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기준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인은 시대나 지역에 따라 기준도 제각각으로 변해왔고, 보는
이의 기준에도 크게 좌우된다. 미인은 미인으로 보는 이의 뇌 속에
하나의 이상으로 자리잡고 있을 뿐, 만인이 공감하는 형체로는 존재
하지 않는다. 미색부동면. 얼굴이 같은 미인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
은가. 한마디로 미인은 없다는 결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