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항, 눈물, 그리고 TKO패….

8일 에서 열린 레녹스 루이스(31·영국)와 올리버 머
콜(31·미국)의 WBC헤비급 타이틀전을 지켜본 복싱팬들은 전챔피언 머콜
이 5회 TKO패할 때까지 보여준 「이상한 행동」에 어리둥절해했다.

3라운드까지 그런대로 잘 싸우던 머콜이 상식 밖의 행동을 하기 시
작한 것은 4라운드부터. 갑자기 방어자세를 풀고 두 손을 높이 들어 항
복의사를 표하는가하면, 두 손을 늘어뜨리고 옆으로 걸어다녔다.

4라운드에 단 3차례 펀치를 날린 머콜은 라운드를 마친 뒤에도 한
동안 링위에서 머물다 자리에 앉은 뒤에는 울음까지 터뜨렸다.

머콜은 『경기를 포기하겠느냐』는 주심 밀스 레인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나 5라운드 시작 공이 울린 뒤에도 그는 무방비 상태
로 펀치를 계속 허용해 녹다운당하길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관중들의
야유속에 머콜이 싸울 태도를 보이지 않자 주심은 55초만에 경기를 중단
시켰다.

새 챔피언이 된 루이스는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처음부터 싸울 의
사가 없었던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그의 엉뚱한 행동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해석은 머콜이 수
년간 시달려온 약물과 알콜중독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것.

약물중독 치료를 위해 연습중에도 정신과 상담을 받아왔던 머콜은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며 『은퇴후 목사가 되고 싶다』
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경기전 가진 약물테스트도 통과했다. 그는 작년 12월 한 호텔로
비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유리창에 집어던지는등 광란을 벌여 경찰에 체
포된 적이 있으며 이번 타이틀전을 앞두고 은퇴를 천명했다가 곧바로 번
복하는 등 오락가락 했었다.

머콜측 프로모터 디노 두바는 『무례한 짓을 용서할 수 없다』고 분
노를 터뜨리며 그의 불성실한 경기를 이유로 대전료 3백10만달러(약 23억
원)를 지불하지 않을 태세다.

이번에 열린 타이틀전은 마이크 타이슨이 타이틀을 반납해 공석이
된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머콜은 94년9월 루이스에 2회에 KO로 패배, 타이틀을 내줬으며 루
이스는 다시 프랭크 브루노에게 타이틀을 잃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