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액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한보그룹 총회장
의 비자금은 어떻게 조성됐을까.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은 정총회장이 한보철강 당진
제철소 건설을 위해 금융권에서 빌린 5조원을 토대로 로비자금을 조성했
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출금을 유용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거
나 계열사 및 위장계열사 인수를 위해 쓴 혐의가 일부 드러났다고
은 밝히고 있기도 하다.
은 한보철강의 자금흐름이 사건해결의 핵심으로 보고, 수사 초기
부터 정총회장 및 한보그룹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5조원의 대출금중 당
진제철소 건설에 얼마가 투입됐는지 ▲정-관계 및 금융계 인사에게 로비
자금으로 썼는지 ▲대출금을 유용, 세양선박등 위장계열사로 의심받고
있는 기업체를 인수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중이다.
은 그러나 아직 비자금의 총 규모나 구체적 사용처에 대해 파악
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년 2백억∼3백억원씩 수천억원을 조성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나 로서도 대략적 규모조차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최병국 중수부장은 2일 수사 브리핑에서 『아직
비자금전모파악의 단서가 될만한 가-차명 계좌를 찾지 못했다』고 털어놓
았다.
다만 은 한보철강을 통한 비자금조성에는 그룹재정본부가 깊숙히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재정본부장등이 정총회장의
지시를 받아 제철소 건립에 들어가야 할 대출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
하거나 위장계열사를 인수하는데 썼다는게 의 추정이다. 재정본부는
다른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검
찰은 아직 이에 대한 뚜렷한 물증까지 확보한 단계는 아니다.
정총회장의 개인회사인 한보상사는 한보철강등으로부터 조성한 비자
금을 세탁하는 비자금 창구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은 보고
있다. 한보상사를 중심으로 계열사간의 자금거래를 일으켜서 감독당국의
추적을 피했으리라는 것이다.
정총회장의 처남인 이도상회장이 운영하는 세양선박등도 비자금을 만
드는데 일조하거나 한보철강 대출금이 흘러들어간 곳으로 은 꼽고
있다. 실제로 이회장은 작년말 세양선박 주식을 정총회장에게 대여, 정
총회장이 이를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도록 도와줬다. 또 한
보철강으로부터 86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물론 현재까지 한보그룹은 공식적으로 비자금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
다. 전 재정본부장은 의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기자들에게
『비자금이라는 것은 없고, 은행장들에게도 술 한잔 사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보철강의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정
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정총회장 및 한보철강의 예금계
좌를 추적하다보면 비자금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